현대건설은 국내 건설산업의 견인차로 평가받을 정도로 업종 간판 기업이다. 1947년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세운 현대토건사가 모태다. 도급능력 순위제도가 도입된 1961년부터 2003년까지 42년간 줄곧 1등을 차지했다.

2000년대 초반 유동성 위기와 함께 옛 현대그룹이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며 우여곡절을 겪었다. 2000년 10월 1차 부도를 냈고,이후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갔다. 2004년에는 시공능력 평가순위 1위도 빼앗겼다. 이후 정부의 공적자금 투입과 임직원들의 자구노력 등을 바탕으로 경영정상화 단계에 진입했다. 2006년에는 채권단 관리에서 벗어나 자율경영체제로 전환했다. 작년에는 시공능력 순위 1위에 다시 올라섰다.

국내 건설산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원자력발전소 시공분야도 현대건설이 앞장서고 있다. 원전 시공은 고도의 기술능력이 필요한 데다 단기간에 기술 확보가 어려워 건설업체들이 진출하기 쉽지 않다. 현대건설은 1970년대 초 국내 최초의 원자력 발전소인 고리원자력 1호기를 세웠다.

이후 40여년간 국내 20기의 원자력발전소 중 12기를 지었다. 작년에는 40억달러짜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원전을 삼성물산과 공동 수주했다. 해외 원전시장 진출 기반까지 확실하게 다진 것이다.

해외 건설시장도 선도하고 있다. 1980년대 중동신화를 주도했고 토목 · 건축 · 플랜트 등에서도 한국 건설업계의 해외첨병 역할을 해왔다. 1965년 태국 파타니 나라티왓 고속도로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778억달러의 공사를 수주했다. 건설경기 침체가 지속된 올해도 해외수주 100억달러 달성을 앞두고 있다.

현대건설의 올해 경영목표는 수주 20조원,매출 10조원이다. 3분기까지 6조902억원의 매출에 영업이익 4591억원,수주 16조1888억원으로 국내 건설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건설전문잡지 ENR이 선정한 '2010년 세계 225대 건설사 순위'에서는 작년보다 29계단 상승한 23위에 올랐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