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이달 들어 처음으로 1900선 밑으로 내려갔다. 지난 11일 옵션만기일 쇼크 이후 투자심리가 다소 흔들리는 가운데 루머에 휘둘리며 한때 1890선까지 밀리는 등 불안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지수 추가 하락폭은 크지 않겠지만 반등하더라도 연말까지 상승 속도는 느릴 것으로 보고 있다.

16일 코스피지수는 14.68포인트(0.77%) 하락한 1899.13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9일(1882.9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약보합으로 출발한 지수는 금융통화위원회가 예상과 달리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루머로 순식간에 1890선까지 급락했다.

금리 인상이 발표돼 진정되긴 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도에 나선 탓에 1900선 회복에는 실패했다. 외국인은 막판 '사자'로 돌아서 755억원을 순매수했지만 기관은 581억원어치를 내다팔았다. 외국인의 선물 매도로 프로그램도 3319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삼성전자는 0.37% 오른 81만1000원으로 사흘째 강세를 이어갔다. 반면 KB금융(-1.73%) 신한지주(-0.12%) 등 금리 인상 수혜주로 꼽혀온 은행주들은 일제히 하락했다. 또 대한생명이 5% 넘게 급락한 것을 비롯 동부화재(-3.50%) 삼성화재(-1.84%) 삼성생명(-1.46%) 등 보험주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로 이달 들어 강세를 보였지만 재료 노출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졌다. GS건설 대림산업 등 건설주는 반대로 금리 인상의 부정적 효과가 주가에 선반영됐다는 분석이 잇따르며 강세를 보였다.

큰 흐름에서 상승 추세는 살아있다는 분석이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인 상황에서 금리를 한 차례 올렸다고 시중자금의 흐름이 바뀌진 않는다"며 "오히려 경기가 정상화될 때는 금리 인상과 주식형펀드 자금 유입이 동시에 일어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무너진 수급 균형이 회복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럽 신용이슈와 미국의 감세 논의 등이 외국인에게 부담 요인이어서 주식시장이 당분간 조정 분위기를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