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투자는 17일 LG그룹의 지주사 LG에 대해 비상장 자회사의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매수' 투자의견과 적정주가 10만6000원을 제시했다.

송인찬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LG의 기업가치를 평가할 때 순자산가치(NAV)의 약 20%를 차지하는 비상장사를 주목해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서브원의 가파른 성장세가 두드러진다는 진단이다.

송 연구원은 "삼성그룹의 아이마켓코리아가 상장한 이후 LG그룹의 서브원도 주목받기 시작했다"며 "이 회사는 소모성자재(MRO) 산업에서 아이마켓코리아보다 더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데다 시설관리(FM), 건설사업관리(CM), 골프장 및 리조트 사업까지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브원의 주된 사업인 B2B(기업간) 전자상거래 시장은 연평균 24%의 고성장을 하고 있다"며 "LG의 계열사인 서브원은 전체 시장 성장과 함께 외형 성장을 계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정보통신 서비스 업체인 LG CNS의 경우 삼성그룹 내 삼성SDS의 상장 이슈와 맞물려 꾸준히 주목될 전망이고, 실트론은 반도체 경기 회복과 태양광 사업 진출 등으로 성장성이 부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상장 자회사 뿐 아니라 상장 자회사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송 연구원은 "LG 주가가 좋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가 LG전자의 부진 탓"이라며 "LG전자는 보급형 스마트폰에서 경쟁력을 점차 확보하고 있어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그는 또 "LG화학은 2차전지, 특히 중대형 전지 분야에서 글로벌 리딩 업체로 성장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송 연구원은 "LG가 지주사로 전환한 뒤 배당수익과 브랜드 로열티, 임대료 수익 등으로 매년 5000억원 이상의 현금을 창출하고 있다"며 "비용과 배당을 제하고도 연간 1500억원 내외의 잉여현금을 만들어 내고 있어 향후 신규사업 투자에도 적극적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금창출 능력을 감안하면 2조원 가량을 차입할 수 있어 M&A(인수합병) 시장에서 LG의 역할이 기대된다는 얘기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