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아이폰, iOS 4.2 기대했건만...애플 발표 '허탈'

애플이 야심차게 내놓은 발표에 대해 사람들의 반응이 시원치가 않다. '잊지 못할 떡밥(낚시 미끼의 하나)'을 던졌다는 원망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애플은 16일(현지시간)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비틀스 음원을 아이튠스에서 판매하게 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15일 발표를 하루 앞두고 애플은 "내일은 당신이 절대 잊지 못할 다른 날이 될 것"(Tomorrow is just another day. That you'll never forget)이라는 공지를 띄워 소비자들은 물론 언론의 기대감을 잔뜩 부풀려 놓았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새 아이폰 운영체제인 iOS 4.2 버전을 발표할 것이라고 했고, 안테나 성능을 개선한 신형 아이폰을 내놓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가장 가능성이 큰 내용으로 점쳐진 것은 애플이 클라우드 기반의 아이튠스를 선보일 것이란 예측이었다. 그러나 이 모든 예상을 깨고 애플이 들고 나온건 다름 아닌 '비틀스'.

애플 발표에 따르면 아이튠스에서는 리마스터 작업을 한 비틀스의 13개 스튜디오앨범 '레드', 블루', '패스트 매스터스'를12.99달러 혹은 19.99 달러에 판매한다. 개별 곡은 1.29달러에 제공한다.

팝의 전설 비틀스는 아이튠스를 비롯한 온라인에 음원을 판매하지 않기로 유명했던 데다 애플은 앞서 비틀스 음반 판매사인 EMI 및 비틀즈 매니지먼트사인 애플콥스 등은 상표권 분쟁을 벌이기도 했다.

더욱이 스티브 잡스 애플CEO는 비틀스의 골수팬으로 알려져 아이튠스에서의 이번 음원 판매가 애플 입장에서는 대단한 이벤트였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해외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영원히 잊지못할 거라고? 난 벌써 잊어버렸는걸!" "이건 뉴스거리도 아니다" "애플 팬이지만 이건 정말 바보 같은 짓이다" 라는 비난이 높다. "Piss off, apple (꺼져, 애플)"이라는 격렬한 반응까지 종종 나왔다.

"비틀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MP3로 이미 음악을 듣고 있다" "오늘은 정말로 '다른 날'이다. 때때로 잡스는 나를 슬프게 한다"며 허탈해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상당 수 국내 애플 팬들 역시 애플의 이번 발표는 다소 김이 빠진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