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국내 증시는 미국의 양적완화 효과에 대한 우려와 아일랜드 구제금융신청의 불확실성 등이 대두되면서 옵션만기일 이후 계속된 조정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도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국내 증시의 상승추세가 훼손되지 않았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렇다면 본격적인 상승전환의 신호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달러의 약세전환이 단초를 제공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실상 지수가 하락해야 하는 당위성을 주는 이슈는 없다"며 "미국의 양적완화 효과와 관련해 공화당 측과 일부 경제학자들의 반론제기가 있었다고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양적완화 정책에 대한 잡음이 없었던 적은 없고, 아일랜드의 위기설 등도 해묵은 악재"라고 전했다.

상승추세의 본질을 훼손할 수 있는 이슈가 등장했다기보다는 위축된 투자심리에 의해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란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외국인이 기본적으로 매수세를 유지하는 한 상승추세는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며 "현물매수와 선물매도는 2009년 이후 국내 시장의 단기조정 및 변동성 확대 구간에서 흔히 보이는 외국인의 대응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은 옵션만기일이었던 지난 11일 이후 16일까지 순매수세를 이어가고 있고, 이날도 현재까지 매도세가 그리 강하지 않은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달러화의 움직임에서 국내 증시의 상승전환 신호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달러화의 움직임은 선진국 자금의 신흥국시장 유입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전지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달러화의 강세흐름은 그동안 가파른 하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라며 "현재 달러지수는 하락추세의 저항선에 위치하고 있어 앞으로 달러화의 약세전환과 이에 따른 외국인 매수세가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신영증권은 달러화가 약세추세로 돌아서기 위해서는 미국의 양적완화에 대한 의구심과 아일랜드의 재정위기 우려가 먼저 봉합돼야 한다고 봤다.

이 증권사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달러약세의 재현이 시장을 움직이는 힘이 될 것"이라며 "현재의 달러강세는 양적완화 효과에 대한 의구심과 아일랜드 우려 등이 주된 요인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아일랜드 문제는 오는 25일 보궐선거가 끝난 이후, 양적완화에 대한 의구심은 현재 의회를 길들이기 위해 반론을 제기하고 있는 공화당이 실무에 들어가는 내년에는 봉합될 것이란 관측이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