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채소값 올들어 2배 상승 '대란'…정부 "필요하면 가격 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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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현장 리포트 - 인플레 비상 걸린 베이징
석유값 상승ㆍ투기 겹쳐, 마늘 95%ㆍ생강 89% 치솟아
원자바오, 재래시장 방문 "물가잡기 모든 수단 동원" 설탕·돼지고기 긴급 방출
석유값 상승ㆍ투기 겹쳐, 마늘 95%ㆍ생강 89% 치솟아
원자바오, 재래시장 방문 "물가잡기 모든 수단 동원" 설탕·돼지고기 긴급 방출
베이징 차오양구 왕징의 대형 쇼핑몰인 화롄백화점 지하 식품매장.17일 이곳에서 만난 점원 왕밍씨의 뒷주머니에는 여러 장의 가격표가 꽂혀 있었다.
그는 "요즘 특가 판매가 많아져 하루에도 몇 차례씩 상품 값을 바꾸기 때문에 쉽게 교체할 수 있도록 여러 개를 가지고 다닌다"고 말했다. 식품 가격 폭등으로 매출이 감소하는 것에 대응,계속해서 할인 이벤트를 하기 때문에 자신이 하는 중요한 일 중 하나가 가격표를 바꾸는 것이라며 웃었다.
아무리 값을 깎아준다고 해도 이곳을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은 무거워 보였다. 시예란씨(38 · 주부)는 "모든 야채가 연초에 비해 두 배는 오른 것 같다"며 "올해 농산물 작황이 풍작이라고 하는데 가격은 왜 이렇게 오르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인력거꾼 놀고,식당들은 아우성
베이징의 명물 중 하나인 인력거를 끄는 쓰촨성 출신의 천모씨는 최근 일을 그만뒀다. 오토바이를 개조한 인력거로 가까운 거리의 손님을 태우면서 5위안 안팎의 돈을 받았지만 "이 돈으로는 먹고살기 힘들다"고 그는 호소했다. 한 달 평균 1500~2000위안 정도 벌이를 하지만 먹을거리 값이 두세 배씩 오르고 손님은 줄어 식구들과 먹고살기 힘들다는 것.그는 공사장에 가서 일하거나 식당에 취직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베이징 쿤룬호텔 근처에서 중국 음식점을 경영하는 천위펑씨도 "수지가 맞지 않아 큰일"이라며 한숨이다. 음식의 양을 줄일 수도 없고,그렇다고 재료를 몇 가지만 넣을 수도 없는 일이라며 아무래도 가격을 올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당장 매출이 떨어지겠지만 손해볼 수는 없는 일 아니냐며 그는 고개를 저었다.
◆당황한 중국 정부 비축물량 긴급 방출
중국 정부는 지난 16일 설탕과 돼지고기 비축물량을 방출하기 시작했다. 다른 채소류 역시 비축물량을 적극 풀 예정이다. 발전개혁위원회는 매점매석 행위를 엄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이날 빈곤가구를 대상으로 식품보조금을 지급키로 하면서 "필요할 경우 한시적으로 직접적인 가격통제에 나설 수 있다"고 발표,시장의 가격에 직접개입 의지를 밝혔다.
베이징시는 후난,쓰촨성 등의 농산물 산지와 계약을 맺고 베이징시 전용 채소기지를 건설,안정적이고 싼 가격에 채소를 공급하기로 했다.
물가 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는 게 이달 초 전국 36개 주요 도시에서 채소류 18종의 평균 도매가격은 500g당 3.9위안으로 작년 같은 때보다 62% 상승했다. 투기 바람이 분 마늘은 95.8%,생강은 89.5% 폭등했다. 왕빙난 상무부 시장운영국장은 채소 가격 폭등은 "기상 악화와 석유값 인상으로 인한 운송비 상승,투기와 관련돼 있다"고 밝혔다.
원자바오 총리는 아시안게임이 열리고 있는 광둥성 광저우에서 재래시장을 방문,"장바구니 물가는 서민들에겐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시장을 안정시키겠다"고 말했다.
◆물가 비상,유동성 환수 본격화되나
천시캉 중국 사회과학원 예측과학연구센터 부주임은 중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1~12월에도 4%대를 유지,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내년 초까지 최소 두 차례 더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
그는 "요즘 특가 판매가 많아져 하루에도 몇 차례씩 상품 값을 바꾸기 때문에 쉽게 교체할 수 있도록 여러 개를 가지고 다닌다"고 말했다. 식품 가격 폭등으로 매출이 감소하는 것에 대응,계속해서 할인 이벤트를 하기 때문에 자신이 하는 중요한 일 중 하나가 가격표를 바꾸는 것이라며 웃었다.
아무리 값을 깎아준다고 해도 이곳을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은 무거워 보였다. 시예란씨(38 · 주부)는 "모든 야채가 연초에 비해 두 배는 오른 것 같다"며 "올해 농산물 작황이 풍작이라고 하는데 가격은 왜 이렇게 오르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인력거꾼 놀고,식당들은 아우성
베이징의 명물 중 하나인 인력거를 끄는 쓰촨성 출신의 천모씨는 최근 일을 그만뒀다. 오토바이를 개조한 인력거로 가까운 거리의 손님을 태우면서 5위안 안팎의 돈을 받았지만 "이 돈으로는 먹고살기 힘들다"고 그는 호소했다. 한 달 평균 1500~2000위안 정도 벌이를 하지만 먹을거리 값이 두세 배씩 오르고 손님은 줄어 식구들과 먹고살기 힘들다는 것.그는 공사장에 가서 일하거나 식당에 취직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베이징 쿤룬호텔 근처에서 중국 음식점을 경영하는 천위펑씨도 "수지가 맞지 않아 큰일"이라며 한숨이다. 음식의 양을 줄일 수도 없고,그렇다고 재료를 몇 가지만 넣을 수도 없는 일이라며 아무래도 가격을 올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당장 매출이 떨어지겠지만 손해볼 수는 없는 일 아니냐며 그는 고개를 저었다.
◆당황한 중국 정부 비축물량 긴급 방출
중국 정부는 지난 16일 설탕과 돼지고기 비축물량을 방출하기 시작했다. 다른 채소류 역시 비축물량을 적극 풀 예정이다. 발전개혁위원회는 매점매석 행위를 엄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이날 빈곤가구를 대상으로 식품보조금을 지급키로 하면서 "필요할 경우 한시적으로 직접적인 가격통제에 나설 수 있다"고 발표,시장의 가격에 직접개입 의지를 밝혔다.
베이징시는 후난,쓰촨성 등의 농산물 산지와 계약을 맺고 베이징시 전용 채소기지를 건설,안정적이고 싼 가격에 채소를 공급하기로 했다.
물가 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는 게 이달 초 전국 36개 주요 도시에서 채소류 18종의 평균 도매가격은 500g당 3.9위안으로 작년 같은 때보다 62% 상승했다. 투기 바람이 분 마늘은 95.8%,생강은 89.5% 폭등했다. 왕빙난 상무부 시장운영국장은 채소 가격 폭등은 "기상 악화와 석유값 인상으로 인한 운송비 상승,투기와 관련돼 있다"고 밝혔다.
원자바오 총리는 아시안게임이 열리고 있는 광둥성 광저우에서 재래시장을 방문,"장바구니 물가는 서민들에겐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시장을 안정시키겠다"고 말했다.
◆물가 비상,유동성 환수 본격화되나
천시캉 중국 사회과학원 예측과학연구센터 부주임은 중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1~12월에도 4%대를 유지,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내년 초까지 최소 두 차례 더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