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축산 분야에 향후 10년간 2조원가량이 지원된다. 화장품과 의료기기 부문에 대해서도 5년 동안 각각 700억원과 1000억원 규모의 지원책이 마련된다.

정부는 17일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FTA 국내대책위원회를 열고 축산 농가의 영농상속 공제액 상향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국내산업 경쟁력 강화대책을 확정해 발표했다.

정부는 축산농가의 가업상속을 지원하기 위해 영농상속공제액을 현행 2억원에서 2012년부터 5억원으로 상향키로 했다. 이렇게 되면 일괄공제 5억원에 상속공제액 5억원이 더해져 영농상속액은 10억원까지 비과세된다. 축산농가가 많이 사용하는 기자재인 인공수정 주입기,축산용 인큐베이터,축산용 환기팬 등 10개 품목은 내년부터 부가가치세 환급대상 품목에 추가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양돈 · 낙농 · 양계 등 축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지원 역량을 집중키로 했다. 2020년까지 FTA에 따른 피해 규모로 추정되는 2조원을 모두 지원할 계획이다. 양돈 부문에서는 △소모성 질환 백신 지원을 통한 질병 근절 △축사시설 현대화 사업 확대 △우수 종돈 공급 △가축분뇨처리시설 확충 등에 대한 지원이 이뤄진다.

낙농은 매년 발생하는 20만t의 잉여 원유(국내 생산량의 10%)를 내년부터 가공원료유로 공급하고,학교 우유급식을 소득 차상위계층까지 확대해 우유 소비를 늘리기로 했다. 양계는 전문 종계장 육성을 통해 생산비를 절감키로 했다. 육우는 군납 물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또 피부정보은행을 만들어 화장품 기업에 국가별 · 인종별 피부 특성 정보를 제공,맞춤형 화장품 개발을 지원키로 했다. 화장품 부문의 규제와 품질,안전관리 수준을 선진국형으로 높이기 위한 10개 과제도 선정해 2013년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의료기기 부문에서는 연구 · 개발(R&D) 투자와 인프라 구축에 대한 지원이 이뤄진다. 시장 규모가 크고 부가가치가 높은 치료 재료와 정보기술(IT) 융합 첨단의료기기 분야의 25개 품목에 대한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품질관리 체계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국내 시험인증 기반도 강화할 예정이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