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뉴타운에도 '휴먼타운' 조성한다
건물의 상태가 양호한 단독 · 다가구 · 다세대주택 등 저층 주거지 환경을 개선해 보존하는 '휴먼타운'이 뉴타운 내에도 조성된다. 이에 따라 전면 철거 후 고층아파트를 건립해 왔던 획일적인 뉴타운 개발방식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재개발 일변도에서 보존 · 정비 위주로 방향을 전환한 서울시의 주택정책도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뉴타운 존치구역,휴먼타운으로 전환

서울시는 재개발 중단지역이나 일반 단독주택지는 물론 뉴타운에 속한 '존치구역(노후도 등이 충족되지 않아 개발이 잠정 유보된 개발 예정구역)' 등을 대상으로 해당 지역 구청 및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 휴먼타운으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서울지역 뉴타운은 아파트 위주로 개발되는 '주거지형'과 업무 · 상업용 건물 위주로 개발되는 '중심지형' 등 총 35곳에 이른다. 서울시는 이 중 26곳의 주거지형 뉴타운 내 일부 존치구역을 대상으로 휴먼타운에 적합한 사업장을 선별할 예정이다. 존치구역은 이미 아파트가 건립돼 있어 개발이 불가능한 곳을 제외하고 현재 30곳 정도가 휴먼타운 방식에 적합한 저층 주거지 형태로 남아 있다는 게 서울시 판단이다.

서울시는 개발이 마무리 단계인 시범뉴타운을 제외한 △수색증산 △북아현 △장위 △신길 뉴타운 등 2~3차 뉴타운 내 존치구역 가운데 한 곳을 대상으로 내년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대상지를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연말까지 휴먼타운 적합지를 조사,분석키로 했다. 주민들이 원하지 않으면 휴먼타운 대상지에서 제외된다.

뉴타운 사업과 관련,그동안 서울시의회 민주당 시의원 등은 "재개발 구역을 광역화한 뉴타운 개발 방식이 도입된 이후 양호한 저층 주거지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고 세입자가 외곽으로 밀려나는 문제 등도 광역화하고 있다"고 지적해 왔다.

서울시 관계자는 "뉴타운에 휴먼타운 방식을 접목하면 이 같은 문제를 상당 부분 보완할 수 있고 저층 주거지 보존으로 방향을 전환한 서울시 주택정책의 변화감이 훨씬 대비적으로 보여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4년까지 40여곳 추가 지정

휴먼타운은 아파트로 획일화되는 서울의 주거환경을 다양화한다는 취지에서 지난 4월 서울시가 제도 도입을 발표했다. 시는 당시 암사동 102의 4 일대 서원마을을 비롯해 성북동 300 일대,인수동 532의 55 일대 등 세 곳을 시범사업지로 선정한데 이어 최근 연남동 239의 1 일대(9만5000㎡),북가좌동 330의 6 일대(4만3000여㎡) 등을 추가로 지정하기 위한 주민동의 절차를 밟고 있다.

서울시는 뉴타운에 휴먼타운을 접목하는 것을 계기로 매년 10곳 안팎의 대상지를 확보하는 것이 가능해 2014년까지 총 40여곳을 휴먼타운으로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들 지역에는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사업장별로 적게는 30억~40억원에서 많게는 100억원가량의 정비기금이 지원된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


◆ 휴먼타운

골목길이나 커뮤니티 등 기존 저층주택이 가진 장점은 살리고 폐쇄회로TV(CCTV),경로당,어린이집,주차장,공원 등의 시설이 잘 갖춰진 아파트의 장점을 결합한 신개념 저층 주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