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B승인 늦어져 일정 차질
미국 금융당국은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우리금융의 LA한미은행 인수를 승인하지 않을 방침이어서 올해 안에 인수작업을 마무리하겠다는 우리금융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미국 금융감독당국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지난달 25일부터 8주간 일정으로 우리은행이 100% 지분을 보유한 미국 현지법인 우리아메리카뱅크에 대해 검사에 들어갔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번 조사 배경에 대해 "우리아메리카뱅크가 미국 부동산 경기의 장기 침체로 인해 상가 주유소 세차장 등 상업용 부동산 담보 대출의 부실이 심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아메리카뱅크는 미 동부지역 최대 한인은행으로 자산 규모가 약 10억달러에 달한다. 2006년부터 2008년까지 FDIC 정기감사 평가에서 미국 내 7500여개 은행 중 1등급 판정(750여개)을 받아 건전성이 견고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지난해부터 부실이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FDIC의 검사가 진행되면서 우리금융의 LA한미은행 승인 심사를 맡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도 우리금융지주의 대주주 자격을 원점에서 재검토키로 했다.
FRB는 FDIC의 우리아메리카뱅크 조사가 연말까지 진행되고 조사 결과가 내년 초에 나오기 때문에 결과를 지켜본 후 우리금융의 LA한미은행에 대한 대주주 자격이 적합한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한국 금융당국은 FRB의 승인이 난 뒤 우리금융의 LA한미은행 인수를 승인할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우리금융이 올해 안에 한 · 미 감독당국으로부터 LA한미은행 인수에 대한 승인을 받는 건 힘들 전망이다.
우리금융은 지난 5월26일 LA한미은행의 지주회사인 한미파이낸셜코퍼레이션(HFC)과 주식 매매 계약을 체결한 뒤 7월29일과 9월30일 두 차례에 걸쳐 배타적 협상 기간을 연장했었다.
우리금융은 LA한미은행 인수가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최종 승인을 받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