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산업은 살아있다"…'한우물' 집념으로 부활 이끈 CEO 3人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18일 섬유의 날… 산업훈장 수상
경세호 가희 회장, 직원 1인 매출 3억…업계 평균 2.5배
최병오 형지 회장, 동대문 점포서 6000억대 기업 일궈
김대환 명성텍스 대표, 유럽시장 벽 뚤어…'자라' 파트너로
경세호 가희 회장, 직원 1인 매출 3억…업계 평균 2.5배
최병오 형지 회장, 동대문 점포서 6000억대 기업 일궈
김대환 명성텍스 대표, 유럽시장 벽 뚤어…'자라' 파트너로
섬유 · 패션 분야에서 한우물 경영으로 일가를 이룬 기업인 3명이 산업훈장을 받는다. 경세호 가희 회장,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김대환 명성텍스 부회장이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18일 서울 대치동 섬유센터에서 열리는 '24회 섬유의 날'기념식에서 각각 금 · 은 · 동탑 산업훈장을 받는다. 이날 행사에서는 총 163명의 섬유인이 수출 증대와 기술 개발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정부 훈 · 포장과 표창을 수상한다.
◆첨단 기술로 1인당 매출액 3억원 달성
금탑산업훈장을 받는 경세호 가희 회장은 한국 섬유업계의 산증인으로 통한다. 1957년 서울대 섬유공학과 졸업 이후 50여년간 섬유인의 길을 걸어왔다. 삼호방직,풍한방직,효성물산 등을 거쳐 1987년 면방적 업체인 가희를 세웠다. 경 회장은 스위스 등 해외에서 국내 최초로 일괄 자동화 정방(실을 잡아당겨 늘리는 작업) 설비를 도입,면방업계의 자동화에 앞장서 왔다.
가희는 자동화 설비 운영을 통한 원가 절감에 힘입어 국내 최고 수준의 생산성을 기록하고 있다. 가희 직원 188명의 1인당 매출은 3억원으로 국내 면방업계 평균 1인당 매출액(1억2000만원)의 2.5배에 달한다. 경 회장은 2005년 영국 의회가 설립한 섬유기술 및 통계정보 제공업체 '텍스타일 인스티튜트'가 수여하는 '세계 섬유인 50인상'을 받았다. 설비투자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최근 200억원을 투입,다품종 소량생산을 위한 방적설비 증설 작업을 마쳤다.
경 회장은 "섬유산업은 과거와 현재는 물론 미래에도 국가 성장주력산업으로서의 충분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최신 과학기술이 섬유산업에 접목돼 인류 발전에 크게 기여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3050 주부 사로잡은 패션왕
"지오다노,유니클로 등 세계적인 패스트패션(SPA) 브랜드와 '맞짱' 뜨는 기업으로 성장할 겁니다. "
은탑산업훈장 수상자인 최병오 형지 회장은 1985년 동대문의 3.3㎡(1평)짜리 '하꼬방'점포에서 사업을 시작,현재 국내 6위 규모의 의류패션 기업을 이끌고 있는 자수성가형 경영인이다. 동대문시장 밑바닥에서 쌓은 20여년의 경험을 토대로 외환위기 직후 '크로커다일 여성'으로 브랜드 의류사업에 뛰어들며 거미줄 같은 전국 골목 상권에서 30~50대 중년 여성들에게 어필했다.
초기에는 프랑스 '라코스테'와 악어 로고가 겹치는 바람에 '짝퉁'으로 오인됐지만,2002년 '아줌마도 멋쟁이가 될 수 있다'는 광고 카피와 함께 톱 탤런트 송윤아를 모델로 기용,'여성 어덜트 캐주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크로커다일의 성공을 발판 삼아 '샤트렌''올리비에 하슬러''아날도바시니' 등의 브랜드를 연이어 히트시키며 지난 해 매출 규모를 5621억원으로 키웠다. 전국 매장 수는 국내 의류업체 중 최대 수준인 980개를 넘어섰다. 고가 백화점과 저가 재래시장으로 양분화 된 여성의류 시장에서 까다로운 소비자인 중년 주부들의 지갑을 열 수 있는 중저가 틈새 시장을 공략한 게 주효했다. 최 회장은 "2011년에는 매출 1조원의 종합 패션그룹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글로벌 SPA 브랜드에 맞서는 대등한 시스템과 경쟁력을 갖추고 3050세대를 선도하는 대표적인 패션기업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스페인 자라의 국내 최대 파트너
동탑산업훈장을 받는 김대환 명성텍스 부회장은 세계 최대 패스트패션 브랜드인 스페인의 자라(ZARA)를 뚫은 실력파다. 명성텍스는 지난 해 수출 5000만달러(약 567억원)를 돌파했다. 현재까지 수출 누적금액은 2억5000만달러에 달한다. 업계 선두 업체들도 공략하기 힘든 유럽시장에 안착한 강소기업으로 꼽힌다.
김 부회장은 1985년 태화방직에 입사한 뒤 쌍방울상사 등을 거치며 섬유 분야에서 25년간 몸담았다. 1994년 명성텍스의 전신인 명성직물을 창업한 뒤 과거 돈독한 관계를 맺었던 유럽지역 바이어들과 꾸준히 네트워크를 유지한 덕에 1999년 자라에 납품하는 데 성공했다.
자라에 대한 제품 공급이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올해는 70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2008년 기업부설 명성디자인연구소를 세워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에서 제조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까지 영역을 넓혔다. 김 부회장은 "명성에서 디자인한 자켓은 전 세계 매장에서 찾아볼 수 있다"며 "ODM을 하면서 자라로부터 주문량도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호/조재희 기자 dolph@hankyung.com
◆첨단 기술로 1인당 매출액 3억원 달성
금탑산업훈장을 받는 경세호 가희 회장은 한국 섬유업계의 산증인으로 통한다. 1957년 서울대 섬유공학과 졸업 이후 50여년간 섬유인의 길을 걸어왔다. 삼호방직,풍한방직,효성물산 등을 거쳐 1987년 면방적 업체인 가희를 세웠다. 경 회장은 스위스 등 해외에서 국내 최초로 일괄 자동화 정방(실을 잡아당겨 늘리는 작업) 설비를 도입,면방업계의 자동화에 앞장서 왔다.
가희는 자동화 설비 운영을 통한 원가 절감에 힘입어 국내 최고 수준의 생산성을 기록하고 있다. 가희 직원 188명의 1인당 매출은 3억원으로 국내 면방업계 평균 1인당 매출액(1억2000만원)의 2.5배에 달한다. 경 회장은 2005년 영국 의회가 설립한 섬유기술 및 통계정보 제공업체 '텍스타일 인스티튜트'가 수여하는 '세계 섬유인 50인상'을 받았다. 설비투자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최근 200억원을 투입,다품종 소량생산을 위한 방적설비 증설 작업을 마쳤다.
경 회장은 "섬유산업은 과거와 현재는 물론 미래에도 국가 성장주력산업으로서의 충분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최신 과학기술이 섬유산업에 접목돼 인류 발전에 크게 기여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3050 주부 사로잡은 패션왕
"지오다노,유니클로 등 세계적인 패스트패션(SPA) 브랜드와 '맞짱' 뜨는 기업으로 성장할 겁니다. "
은탑산업훈장 수상자인 최병오 형지 회장은 1985년 동대문의 3.3㎡(1평)짜리 '하꼬방'점포에서 사업을 시작,현재 국내 6위 규모의 의류패션 기업을 이끌고 있는 자수성가형 경영인이다. 동대문시장 밑바닥에서 쌓은 20여년의 경험을 토대로 외환위기 직후 '크로커다일 여성'으로 브랜드 의류사업에 뛰어들며 거미줄 같은 전국 골목 상권에서 30~50대 중년 여성들에게 어필했다.
초기에는 프랑스 '라코스테'와 악어 로고가 겹치는 바람에 '짝퉁'으로 오인됐지만,2002년 '아줌마도 멋쟁이가 될 수 있다'는 광고 카피와 함께 톱 탤런트 송윤아를 모델로 기용,'여성 어덜트 캐주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크로커다일의 성공을 발판 삼아 '샤트렌''올리비에 하슬러''아날도바시니' 등의 브랜드를 연이어 히트시키며 지난 해 매출 규모를 5621억원으로 키웠다. 전국 매장 수는 국내 의류업체 중 최대 수준인 980개를 넘어섰다. 고가 백화점과 저가 재래시장으로 양분화 된 여성의류 시장에서 까다로운 소비자인 중년 주부들의 지갑을 열 수 있는 중저가 틈새 시장을 공략한 게 주효했다. 최 회장은 "2011년에는 매출 1조원의 종합 패션그룹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글로벌 SPA 브랜드에 맞서는 대등한 시스템과 경쟁력을 갖추고 3050세대를 선도하는 대표적인 패션기업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스페인 자라의 국내 최대 파트너
동탑산업훈장을 받는 김대환 명성텍스 부회장은 세계 최대 패스트패션 브랜드인 스페인의 자라(ZARA)를 뚫은 실력파다. 명성텍스는 지난 해 수출 5000만달러(약 567억원)를 돌파했다. 현재까지 수출 누적금액은 2억5000만달러에 달한다. 업계 선두 업체들도 공략하기 힘든 유럽시장에 안착한 강소기업으로 꼽힌다.
김 부회장은 1985년 태화방직에 입사한 뒤 쌍방울상사 등을 거치며 섬유 분야에서 25년간 몸담았다. 1994년 명성텍스의 전신인 명성직물을 창업한 뒤 과거 돈독한 관계를 맺었던 유럽지역 바이어들과 꾸준히 네트워크를 유지한 덕에 1999년 자라에 납품하는 데 성공했다.
자라에 대한 제품 공급이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올해는 70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2008년 기업부설 명성디자인연구소를 세워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에서 제조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까지 영역을 넓혔다. 김 부회장은 "명성에서 디자인한 자켓은 전 세계 매장에서 찾아볼 수 있다"며 "ODM을 하면서 자라로부터 주문량도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호/조재희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