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소폭 상승에 그쳤다.

미국 노동부는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달에 비해 0.2% 상승했다고 17일 밝혔다.이는 당초 전문가들이 예상한 전월대비 0.3%를 밑도는 수준이다.식음료 가격 상승세가 9월에 비해 다소 둔화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식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변화가 없었다.이 역시 0.1% 상승할 것이라던 예상치보다 낮은 수준이다.2009년 동기 대비 0.6% 오르는 데 그쳐 0.7% 상승을 점친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이는 해당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57년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고유가가 다른 부문의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이처럼 소비자물가가 소폭 상승에 머무른 것은 경기 회복 지연으로 수요 압력이 거의 없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새 주택착공 규모도 1년 반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해 건축 경기가 여전히 바닥권을 헤매고 있음을 반영했다.

미 상무부는 10월 주택착공 건수가 51만9000채(연율환산 기준)로 전달에 비해 11.7% 줄었다고 17일 발표했다.지난해 4월의 47만7000채 이후 최저치다.당초 전문가들은 지난달 주택착공 실적이 60만채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상무부 관계자는 “아파트와 같은 다가구 주택의 착공 실적이 44%나 급감했으며 단독주택 역시 1.1%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물가 상승폭이 예상치보다 낮고 주택신축도 줄어들어 일각에서 제기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추가 양적완화 조치가 힘을 얻게 될 전망이다.

미국 FTN파이낸셜의 크리스 로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 압력을 보여주는 징후가 없다” 며 “인플레 관점에서 연준 양적완화를 비판해 온 목소리에 반박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