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상장한 중국 기업 대주주들이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충분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조금 팔아도 경영권에 별 영향이 없어서다. 유통주식수를 늘리는 효과도 있어 해당기업 주가에 오히려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차이나그레이트의 최대주주 우쿤량 회장의 조카 우웨이후 씨는 보유주식 490만주(지분율 4.9%) 전량을 최근 처분했다. 이 중 대부분인 480만주가 신영자산운용으로 넘어갔다.

회사 관계자는 "주식에 대한 수요가 있고, 개인적으로 자금 마련의 필요성도 있어 매매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우 씨는 이번 지분 매각으로 130억원 가량을 현금화 했다.

지난 8월에는 중국엔진집단의 천궈웨이 씨가 블록딜(대량매매) 형태로 290만5200주(7.26%)를 국내 기관 투자자들에 매각, 약 145억원을 현금화 하기도 했다. 천 씨는 이에 따라 지분율이 72.75%에서 65.49%로 감소했다. 또 중국원양자원은 대주주가 지분 53.8% 중 일부인 6.7% 매각을 시도하다가 주가가 급락하자 이를 철회한 바 있다.

대주주나 그 일가가 지분 매각에 나서면 해당 기업 주가에 부정적인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중국 기업의 경우 대주주 지분율이 대부분 50% 이상으로 매우 높아 오히려 긍정적일 수 있다. 유통물량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어서다. 최근 중국기업 주식을 찾는 투자자들의 수요도 많아졌다.

다만 대주주 지분 일부가 향후 추가적인 매물로 나올수 있는 것은 다소 부담이다. 경영권을 위해서라면 50%가 넘는 지분을 굳이 유지할 필요가 없다. 지분 일부를 유동화해 사업을 확장하거나 개인적인 용도로 쓸 수 있다는 얘기다.

정성훈 교보증권 연구원은 "중국 내수시장이 급격하게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기업의 자본조달 욕구는 날로 커지고 있다"며 "대주주 지분 매각을 굳이 나쁘게만 볼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상장기업 중 대주주 지분율이 50%를 넘는 곳은 이들 기업 이외에 차이나하오란(최대주주 지분율 60.61%), 차이나킹(56.1%), 이스트아시아스포츠(56.99%), 웨이포트(89.48%) 등이 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