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일에도 고사장에서 황당하거나 안타까운 해프닝들이 잇달았다.

18일 서울 석관고에서는 언어영역 듣기평가 일부 문항의 지문 순서가 뒤바뀌어 방송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이 학교에서 1교시 언어영역 듣기평가 시간에 1번 문항 지문 대신 2번 문항 지문이 먼저 방송됐다.감독관이 시험지 문항과 방송 순서가 맞지 않는 것을 발견해 신고하자 학교 측은 “해당 문제에 대해 다시 방송하겠다.일단 정상적으로 시험을 진행하라”고 알렸다.

학교 측은 언어영역 시험 종료 시각인 오전 10시에 4~5분간의 추가 시험시간을 주고 1~2번 지문을 제대로 된 순서대로 한 번 더 들려줬다.시교육청은 “듣기평가 시디(CD)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시디를 조작하는 담당자 실수 때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서울고에서는 오전 8시께 시험장을 잘못 찾아온 학생의 부모가 정문으로 뛰어들어가 애타는 표정으로 “어떡해!”를 연발하며 경찰에 도움을 청했다.여의도여고에서는 오전 8시35분께 여의도 MBC 근처를 헤매던 한 수험생이 순찰차에 의해 발견돼 고사장에 도착했다.

경기고에서는 신분증을 집에 두고 시험장에 들어간 수험생이 있었는지 학부모가 자녀의 신분증을 들고 찾아와 경비실 수위에게 급히 전달하기도 했다.

학교 이름을 착각한 경우도 있다.제주 제일고에서 시험을 치러야 하는 고모(18)군은 이날 오전 인근에 있는 제주고 시험장을 찾았다.입실시간을 코앞에 둔 오전 8시께 뒤늦게 이 사실을 안 고군은 경찰에 도움을 요청,사이드카에 실려 배정된 학교에 무사히 도착했다.

부산 가야고가 수능 고사장이었던 한 고3 남자 수험생은 여학교인 주례여고에 도착했다.다행히 시간 여유가 있었던 이 학생은 모범택시를 타고 가야고에 무사히 도착했다는 후문이다.

부산 남산고에서 수능을 볼 예정이었던 한 수험생은 어머니가 몰던 차량이 도시고속도로 원동IC에서 반대방향으로 들어서는 바람에 급히 112에 신고,경찰의 도움을 받아 비상회차로를 타고 이동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