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중일기를 쓴 7년 동안 이순신 장군의 하루는 어땠을까. 한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놀랍게도 장군은 하루 평균 4시간 이상 술을 마시며 보냈다고 한다. 이순신 장군이 실제 술을 많이 마셨다기보다는 병사들과 소통하고 사기를 진작하기 위한 리더십의 방편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이 책 제목 《이립(而立)》은 《논어》 '위정'편의 '三十而立(삼십이립)'의 줄임말이다. 나이 서른이면 뜻을 세워야 한다는 뜻인데 저자는 그러려면 세 가지 '술'을 잘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첫째는 마시는 술(酒)이고,둘째는 메모하는 술(述)이며,셋째는 기술의 술(術)이다.

술은 많이 마시라는 얘기가 아니다. 술자리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이 많기 때문에 필요하다. 저자는 《삼국연의》에 나오는 도원결의(桃園結義)부터 알코올 중독에 이르렀던 윈스턴 처칠까지 난세의 영웅들이 어떻게 술을 즐기고 활용했는지 알려준다.

술(述)은 왜 필요한가. 성공한 사람들은 대부분 메모하는 습관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지금은 '적자생존' 시대라 적어야 산다.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도 메모의 결과이고,150만개나 팔렸다는 아이리버 MP3플레이어 또한 디자이너 김영세의 냅킨 스케치 덕분이었다. 또 하찮은 재주라도 하나쯤은 잘하는 분야(術)를 만들어 둬야 한다.

저자는 "이들 셋이 술술술 풀려야 불혹(不惑 · 마흔)에 이르러 부록(附錄) 같은 삶이 아니라 '부록(富錄)'을 쥘 수 있다"고 강조한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