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의 젖가슴으로 풀어낸 자본주의의 욕망?
송은문화재단(이사장 유상덕)이 미술전시 공간 송은아트스페이스를 19일 서울 청담동에 열고 개관전으로 미국 인기 팝아티스트 톰 웨셀만(1931~2004)의 개인전을 마련한다.

에너지 기업 삼탄이 1989년에 세운 송은문화재단은 2001년 송은미술대상을 제정하고 2002년에는 송은갤러리를 열어 신진 작가를 지원해왔다.

송은아트스페이스는 갤러리들이 모여 있는 청담동 네이처포엠 빌딩 뒤편에 지상 6층,지하 2층 규모다. 지상 2~4층을 전시공간으로 사용한다. 지하 2층은 공연 등을 위한 이벤트 홀로 꾸몄다.

내달 29일까지 이어지는 웨셀만 작품전에는 '베드룸 페인팅' 시리즈를 비롯해 '정물화' 시리즈,'스모크' 시리즈 등 17점이 걸린다.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작품들이 많고 여성의 가슴을 그린 누드도 있다. 곡선의 윤곽을 살린 변형 캔버스를 이용한 '베드룸 페인팅' 시리즈는 여성의 가슴과 정물을 한 화폭에 담아낸 작품이다. 여성의 젖가슴을 통해 자본주의의 무한한 욕망을 묘사했다.

델몬트 통조림이나 태리턴 담배,바나나,옥수수 위에 녹은 버터 등 다양한 소비재들을 형상화한 정물화도 5점 출품됐다.

광고에 사용되는 자극적인 시각언어를 차용한 듯 강렬한 색채와 빽빽한 공간,공산품들이 1960년대 미국의 물질적 풍요를 상징하는 듯하다.

그림이 그려진 여러 모양의 캔버스를 배열해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스탠딩 스틸 라이프' 시리즈,3차원 레이저 커팅 기술을 이용해 드로잉을 금속판에 옮기는 작업,담배 피우는 여인의 모습을 테마로 알루미늄을 사용한 3차원 입체 작업 '스모커' 시리즈 등도 눈길을 끈다.

송은문화재단 측은 "송은아트스페이스는 앞으로 국내에서 어느 정도 검증받은 작가의 전시 등에 주력하기로 하고,대치동 삼탄 사옥에 있던 송은갤러리는 송은아트큐브로 이름을 바꿔 신진 작가들의 지원 공간으로 운영할 것"이라며 "그동안 드러나지 않게 신진 작가를 지원해 왔지만 작가들을 본격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송은아트스페이스를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내년 1월7일부터는 10년간 송은미술대상을 받은 작가들의 그룹전을 열 계획이다. 관람료 무료.(02)3448-0100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