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빠르게 확산되는 도시형 생활주택 개발 열기가 지방에도 불고 있다. 아파트보다 규모가 작아 미분양 부담이 적은데다 1~2인 세대 증가로 수요가 뒷받침돼 수익률도 양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땅주인,시행사,투자자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 침체로 시세차익을 얻기 힘들어지자 수익형 부동산인 도시형 생활주택이 인기를 얻고 있다"며 "지방에서도 대학가 주변,산업단지 부근 등 수요가 많은 지역 위주로 개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부산 · 대전권 공급 봇물

18일 주택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지역 도시형 생활주택 청약 경쟁률이 10 대 1 안팎에 이를 정도로 활기를 띠자 부산 대전 등 광역시 중심으로 건축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9월까지 준공된 전체 도시형 생활주택 1201채 가운데 지방 대도시 물량이 75%를 차지했다.

최근에는 건설사들과 토지주들이 도시형 생활주택 개발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상당수의 땅주인들은 소형주택 개발사업을 수도권의 도시형 생활주택 전문업체에 맡기고 있다.

소형주택 전문업체인 수목건축은 이달 초 부산 금정구와 진구에서 각각 400채 규모의 도시형 생활주택 개발용역 계약을 땅주인과 맺었다. '마이바움'이란 브랜드를 통해 내년 상반기 분양에 나설 계획이다. 수목건축 관계자는 "임대 수요가 풍부한 역세권이어서 수익성도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대전을 비롯한 충청지역에서는 리베라종합건설 동기종합건설 다우산업개발 등 현지 건설사들이 경쟁적으로 분양 채비를 하고 있다. 도시형 생활주택과 오피스텔을 합친 '복합형 소형주택'을 준비 중이다. 이들 업체 외에도 토지주들이 10여곳에서 부지조성과 인 ·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수도권 중견업체들도 지방진출 시도

소형 주택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현대엠코 삼부토건 우미건설 등 서울 중견업체들도 지방 진출에 눈을 돌리고 있다. 기존 원룸과 차별화한 독창적인 평면설계와 외관 디자인을 내놓고 진주 부산 울산 등에서 지방 사업지 물색에 나섰다. 젊은 1~2인 세대가 많은 지역을 집중 검토하고 있다.

도시형 생활주택 부지 공급도 늘고 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지방 택지지구에 도시형 생활주택 용지를 배정하고 매각에 나서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지난달 아산에서는 처음으로 1개 필지(124채분)를 팔았다.

한편 서울에서는 도시형 생활주택 청약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달 들어 공급된 현대아산의 '현대 웰하임'은 267채 공급에 1619명이 몰려 6.1 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한미파슨스의 '마에스트로'는 10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소형주택분양업체인 우영D&C 의 조우형 사장은 "도시형 생활주택은 준주택인 오피스텔보다 공간 실용성,분양가,건물구조 등에서 1~2인 세대가 거주하기에 적합하다"며 "투자자들은 임대수요에 맞게 특화한 소형주택을 고르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