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호트라 샌디스크 신임 CEO "낸드가 모바일 혁명 주도할 것"
"낸드플래시가 주도하는 모바일 혁명 시대를 열어갈 겁니다. "

메모리 카드 업체인 샌디스크의 산제이 메흐로트라 신임 최고경영자(CEO) 내정자(사진)가 한국을 찾았다. 그는 엘리 하라리 현 CEO와 함께 22년 전 샌디스크를 공동 설립한 창업멤버로 내년 1월1일부터 샌디스크의 경영을 전담하게 된다.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기자와 만난 그는 샌디스크와 삼성전자의 '인연'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반도체 경기가 급락한 2008년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 1위업체인 삼성전자는 당시 경영악화로 어려움을 겪던 샌디스크에 공개적인 인수 제안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주당 26달러에 100% 지분매입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5~6달러 수준인 샌디스크 주가를 감안하면 파격적인 제안이었다. 하지만 샌디스크는 삼성전자의 제안을 과감히 거절했다. 일각에선 "샌디스크와 도시바의 합작사업 때문에 그렇다"는 소리도 나왔다.

메흐로트라 내정자는 "삼성전자 공개 인수제의에 응하지 않았던 것은 인수가격,지식재산권 라이선스,인수의 확실성 등 세 가지 이유 때문이었다"며 당시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는 "삼성전자에 매각하지 않은 것은 이사회의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가 '올바른 결정'이라고 한 데엔 최근 낸드플래시 시장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D램과 달리 낸드플래시는 성장세를 달리고 있다. 성장의 엔진은 아이폰과 갤럭시S와 같은 스마트폰이다. 최근엔 아이패드 갤럭시탭 등의 태블릿PC 제품들이 늘어나면서 메모리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메흐로트라 내정자는 "시장조사기관 등의 분석을 보면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올해 2억2000만개에서 내년에 3억5000만개까지 증가한다"며 "태블릿 시장도 점차 커져 올해 2000만대에서 내년께엔 5500만대 규모로 성장해 플래시메모리 수요를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카메라와 USB메모리 외에도 태블릿PC 스마트폰 등 메모리 카드가 필요한 제품군들이 늘어나면서 샌디스크의 주가도 37.9달러대(17일 기준)까지 올랐다.

그는 "정보기술(IT)의 융 · 복합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낸드플래시가 모바일 기기 혁명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며 "휴대폰 업체들과의 협력 등을 통해 시장지배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애플이 맥북에어에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대신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를 장착했다"며 "SSD 가격이 기가바이트당 1달러 이하로 떨어지는 2012년께부터 관련 시장이 개화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