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의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간 격차가 0.5~1%포인트 범위로 좁혀졌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 등 단기금리는 오른 반면 고정금리의 기준이 되는 3년물 은행채 금리는 오히려 떨어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3년 이상 장기로 돈을 빌리려는 수요자는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로 대출받는 방안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고정금리 이점 커져

시중은행들이 적용하고 있는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4% 중반~5% 중반대다. 고정금리(연 5% 중반~6% 초반)와의 격차가 0.5~1%포인트 정도에 불과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간 격차가 1%포인트 이내로 좁혀지면 고정금리에 상당한 메리트가 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양적완화 결정으로 한국에 외국자본이 유입되면서 장기채권인 은행채 금리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며 "하지만 한은이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단기금리가 올라갔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돈을 빌려야 하는 주택담보대출 수요자들의 고민도 함께 커지고 있다. 앞으로 금리가 빠르게 인상될 것으로 예상한다면 현재 시점에서 변동금리보다는 고정금리 대출을 받는 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대출 기간과 금액,한도 등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금융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년 이하는 변동,3년 이상은 고정금리

전문가들에 따르면 1년 이하 초단기로 대출을 원한다면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게 낫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간 금리차가 아무리 좁혀진다 해도 둘 간의 관계가 역전될 수는 없다"며 "은행들의 변동금리형 대출 경쟁이 불붙어 상당히 좋은 조건으로 대출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3년 이상은 금리변동위험 회피 차원에서 고정금리형을 적극 검토해 볼 만하다. 시중은행들이 취급하는 고정금리 대출은 대부분 3년간 금리가 고정된다. 은행들은 대부분 3년만기 금융채 금리에 가산금리(1.5~3%포인트)를 얹어 대출금리를 정하고 있다. 지난 17일 금융채 금리는 연 3.77%다. 작년 말 연 5.2%였던 것과 비교하면 1.5%포인트가량 낮아졌다.

변동금리 대출의 벤치마크가 되는 CD금리는 작년 말 2.88%에서 지난 17일 현재 2.8%로 0.8%포인트 내리는 데 그쳤다. 그만큼 3년물 고정금리에 가입할 여건이 좋아진 셈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거래가 많은 우수 고객일 경우 연 5% 초 · 중반에서 3년짜리 고정금리 대출상품에 가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5년 이상 장기는 'u보금자리론'

시중은행들은 3년 이상 고정금리 대출상품을 거의 취급하지 않고 있다. 금리도 높아 주택금융공사와 기업은행이 판매하는 고정금리 상품인 '보금자리론'이 거의 유일한 대안이다. 만기가 10~30년으로 긴 보금자리론은 대출 신청을 어디에 하느냐에 따라 세 가지로 나뉜다. 주택금융공사에 인터넷으로 직접 신청하는 'u보금자리론'이 금리가 가장 싸다. 대출기간에 따라 연 5.2~5.45%의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특히 1년(거치기간)에 한해 변동금리가 적용되는 설계형으로 가입할 경우 금리 부담을 훨씬 낮출 수 있다. 설계형 u보금자리론의 금리는 코픽스 신규금리에 0.9%포인트를 가산한 연 3.91%다.

이호기/정재형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