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 1조 7547억 유출과 대조
변동선 커 분산투자가 안전
◆바닥권 수익률 점차 회복
21일 펀드평가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IT주에 투자하는 IT펀드는 최근 한 달간 211억원이 순유입됐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1조7547억원이 순유출된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지난 1주일 동안 103억원이 몰리면서 최근 들어 자금 유입이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IT펀드는 올해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11.58%)에도 미치지 못하는 부진을 보였다. 수익률이 연초 이후 2.90%에 불과하다. 코스피지수가 1900선을 넘으며 오름세를 지속하는 동안에도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들이 D램 수요 부진에 따른 가격 하락 우려에 저조한 주가흐름을 보였기 때문이다. 설정액이 가장 큰 '하나UBS IT코리아1A'는 연초 이후 0.06% 수익에 그쳤다. 가장 수익률이 좋은 '신한BNPP프레스티지코리아테크2'는 18.43%의 성적을 냈다. 올해 코스피지수의 상승률(14.56%)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수익률 부진에도 불구하고 IT펀드로 자금이 들어오는 것은 오랜 조정 기간을 거친 IT업황이 바닥권에 진입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루저(패배자)가 위너(승리자)가 되는 시장 순환을 기대하고 미리 사 들어가는 스마트 머니의 유입이 감지되고 있다"며 "IT업종은 올해 상승장에서 소외되면서 가격 매력이 커진 데다 당장은 아니지만 내년 상반기 이후 점차 기업이익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분산투자 차원에서 접근 필요
전문가들은 내년 전망이 밝다고 하지만 당분간은 변동성이 커 분산투자 차원에서 접근할 것을 권했다.
유병옥 하나UBS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IT주의 변동성을 즐길 수 있는 투자자라면 실적이 바닥일 때 투자했다가 남들이 달려들 때 환매하는 것이 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이클상 내년 1분기가 IT 경기의 저점으로 주가는 이를 선반영하고 있다"며 "적립식으로 나눠 투자한다면 좋은 투자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는 언제 저평가 국면이 해소될지 모르는 만큼 무리한 투자는 지양할 필요가 있다"며 "기회가 될 때마다 분산투자하면 빛을 볼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