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의 갑작스러운 연열설비 증설 발표에 철강금속 업종이 급락하고 있다.

19일 오후 2시20분 현재 포스코는 전날대비 1만4500원(3.11%) 내린 45만2000원을 기록중이다. 현대제철의 하락세는 더하다. 현대제철은 전날보다 55000원(4.74%) 하락한 11만500원이다. 때문에 유가증권 시장에서 철강금속 업종도 2% 넘게 하락하고 있다.

철강금속 업종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팔자'세가 거세다. 각각 475억원, 1633억원씩 매도우위를 보이고 있다. 개인이 매수에 나서고는 있지만 매도세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기관은 이날 시장 전체적으로는 200억원 내외의 순매도를 나태냈지만 철강금속 업종에서만 대규모의 '팔자'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포스코가 갑작스럽게 증설을 발표한 데에 따른 실망매물이다.

포스코는 이날 광양제철소에 330만톤 규모의 열연공장을 증설하고 인도에는 180만톤 규모의 고급 냉연공장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광양제철소 4열연공장은 연간 330만톤 생산규모로 내년 9월에 착공해 2014년 1월에 준공하게 된다. 이 공장이 준공되면 포스코의 열연코일 생산능력은 연간 2354만톤에서 2684만톤으로 증가하게 된다. 인도 마하라스트라주 빌레바가드 산업단지에 건설하는 냉연공장은 자동차용 강판을 중심으로 연간 180만톤의 고급 냉연강판을 생산하게 된다. 내년 11월 착공해 2013년 12월 준공할 예정이다.

광양제철소에는 1조6000억원 가량, 인도에는 3212억원을 각각 투자하게 된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호의적인 분위기가 아니다. 특히나 기관들쪽에서는 '투자규모'가 문제가 아니라 '명분'이 없다고 꼬집었다.

모 운용사 펀드매니저는 "포스코가 2조원 가량의 투자를 발표한 게 문제가 아니다"라며 "현대제철의 증설로 국내 뿐만 세계적으로 열연시장이 공급과잉이 예상되는 판국에 포스코까지 증설 대열에 합류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포스코측은 '국내 냉연업체들의 열연코일 공급확대와 해외 투자법인의 소재 안정공급을 위한 것'이라고 증설 이유를 설명했지만 이는 적절하지 않다는 얘기다. 더군다나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포스코의 투자계획에 대해 떠돌던 얘기 조차 없던 터라 실망감은 더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관철 한양증권 연구원은 "포스코가 광양 열연공장 신규 투자에 따른 공급 과잉 우려 때문에 관련주들이 하락하고 있다"며 "현대제철은 신규 고로 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입장에서 이번 포스코의 증설에 따른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포스코의 증설 기일이 2014년이기는 하지만, 앞으로 국내 시장은 경쟁이 심화될 우려가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반대로는 국내 열연 수급이 개선되면서 하공정 단압밀 업체들은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 연구원은 "냉연업체와 강관업체들로의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현대하이스코세아제강을 추천했다. 같은 시간 현대하이스코와 세아제강은 3% 이상 상승하고 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