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이후 증시가 흔들리고 있다. G20에서 아시아 국가들은 미국의 양적완화에 반발했다. 또 아시아 국가들이 거시경제 안정을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

이제는 달러를 안 받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미국의 푼돈이 아시아로 들어와 자산가격을 올리든,기업에 투자되든 어떤 식으로든 성장에 기여했지만 이제 인플레이션이 생기고 성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금 투자자들이 안심하는 것은 기업실적 대비 주가 수준(밸류에이션)이 아직 부담스럽지 않다는 점이다. 주가가 올랐어도 한국과 미국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005년 이후 지금까지 범위의 5부 능선에 걸려 있다. 하지만 성장이 위축된다면 주가가 싸다고 말할 수 없다.

소비 침체에도 글로벌 기업들이 깜짝실적을 기록했던 주 요인 중 하나는 중국의 소비 증가였다. 만일 중국의 수입물가가 상승해 "인건비를 올려주기 어렵다"는 신호가 나오면 성장은 끝이다. 아직까지는 인플레가 주로 곡물 부동산 등에 국한돼 성장 여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의 걱정은 유럽 금융 부실이다. 금융 부실 규모가 금융 기능을 마비시킬 정도로 크니 일단 덮고 가자는 것이 기존의 입장이다. 그런데 유럽은 미국과 달리 덮기 어려울 수도 있다. 지원하는 독일은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부실 국가들에 내핍을 요구하지만 부실 국가의 정치인들은 그러기 싫을 것이다.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드러난 그리스와 아일랜드 문제는 규모가 작으니 넘어가지만 스페인으로 번질 경우 해법이 쉽지 않다. 금융 부실보다는 중국의 인플레로 인한 성장 저해가 더 걱정된다. 버블이 심한 부동산을 제외하고는 아직 성장 여력이 있어 보인다. 따라서 게임을 지금 끝내고 싶지는 않다.

김학주 < 우리자산운용 자산운용2본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