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재협상 긴박한 움직임] 조기 타결 서두르는 오바마…반대의원 '1對 1 설득'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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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경제외교 실패" 주요 언론 연일 난타
美 무역부대표·한덕수 대사 "연내 타결·내년초 비준 예상"
美 무역부대표·한덕수 대사 "연내 타결·내년초 비준 예상"
1993년 11월 미국은 온통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문제로 들끓었다. NAFTA는 본래 조지 H 부시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것이었다. 그러나 후임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 카드를 들고 나와 정치적 승부수를 던졌다. 친정인 민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의회에서 비준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서였다.
클린턴은 민주당과 공화당의 반대파 의원들에게 자동차를 보내 백악관으로 불러들였다. 1 대 1 각개격파였다. 덕분에 NAFTA는 의회에서 통과됐고,클린턴은 공화당의 부시 정부가 체결한 결과물을 송두리째 자기 것으로 만들어버렸다. 자유무역을 옹호하는 공화당 의원들까지 클린턴을 지지하게 됐다. 김창준 전 미 연방하원의원(한국경제신문 고문)은 이 과정을 소개하며 미국 정치의 의미 있는 관찰점이라고 강조했다.
◆NAFTA 때처럼 '각개 격파'
2010년 11월18일,17년 전의 백악관 풍경이 재현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하는 민주당 의원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면담했다. 미 통상전문지인 '인사이드 유에스 트레이드'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마이크 미쇼드 의원이 이끄는 하원 내 무역워킹그룹 소속 의원 9명을 만나 한 · 미 FTA 지지를 설득했다. 미쇼드 의원 측은 한 · 미 FTA 원안에 상당한 수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 전문지는 백악관 면담이 한 · 미 FTA에 대한 의회 내 반대를 무마하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고 전했다. 미쇼드 의원과 무역워킹그룹 소속 의원들이 반대 입장을 접을 가능성도 점쳤다. 이들이 반대를 굽히지 않더라도 반대 운동의 강도를 낮춰 달라고 오바마가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의원 대부분은 조지 W 부시 전임 정부가 체결해 물려준 한 · 미 FTA에 부정적이거나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로이터통신은 미쇼드 의원의 말을 인용,다르게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노동,투자,금융조항 수정을 한국 측에 요청해 의회 비준을 성사시킬 뜻을 밝혔다는 것이다. 다만 오바마는 "FTA 최종 타결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면서 "결코 (협의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지는 않을 것임을 확실히 했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 · 미 FTA 타결과 비준에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다. 이 문제로 다급해졌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는 지난 4일부터 10일간 인도 인도네시아 한국 일본을 거치는 아시아 순방의 주요 목적을 경제 세일즈 외교에 뒀다. 경제를 제대로 살리지 못해 중간선거에서 참패한 면목을 만회하자는 의도였다. 조금 멀리 보자면 2012년 재선가도를 염두에 뒀다. 인도에서 100억달러 수출계약을 맺어 박수를 받았으나 서울에서 한 · 미 FTA 미해결 쟁점을 타결짓지 못한 채 빈손으로 귀국해 후폭풍을 맞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뉴욕타임스,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주요 언론들은 '경제외교 실패'라며 오바마를 코너로 몰아붙였다. WP는 2008년 대선 후보 시절 자동차 무역불균형을 들어 "심각한 결함을 지닌 협정"이라며 한 · 미 FTA를 거부했던 그였다고 비난했다. 그러다가 지난 6월에서야 보완을 통해 다시 협의하겠다고 선언하는 우유부단함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한 · 미 수주 내 재협의 방침
한국과 미국은 앞으로 수주 안에 워싱턴에서 재협의를 갖기로 했다. 드미트리우스 마란티스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는 이날 "한 · 미 FTA 협상이 올해 안으로 타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덕수 주미대사도 같은 전망을 내놨다. 연내에 순조롭게 타결되면 내년 초 의회로 이행법안이 넘어가 비준 절차를 밟는다.
달리 보면 한 · 미 FTA 문제는 양국의 동맹관계를 점검할 수 있는 외교사안이다.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공보담당차관보가 굳이 "서울에서 합의 불발이 향후 한 · 미 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만에 하나라도 불발에 따른 파장을 미리 예방하고 나선 것도 한 · 미 관계에서 그만큼 중요한 현안이기 때문이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
클린턴은 민주당과 공화당의 반대파 의원들에게 자동차를 보내 백악관으로 불러들였다. 1 대 1 각개격파였다. 덕분에 NAFTA는 의회에서 통과됐고,클린턴은 공화당의 부시 정부가 체결한 결과물을 송두리째 자기 것으로 만들어버렸다. 자유무역을 옹호하는 공화당 의원들까지 클린턴을 지지하게 됐다. 김창준 전 미 연방하원의원(한국경제신문 고문)은 이 과정을 소개하며 미국 정치의 의미 있는 관찰점이라고 강조했다.
◆NAFTA 때처럼 '각개 격파'
2010년 11월18일,17년 전의 백악관 풍경이 재현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하는 민주당 의원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면담했다. 미 통상전문지인 '인사이드 유에스 트레이드'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마이크 미쇼드 의원이 이끄는 하원 내 무역워킹그룹 소속 의원 9명을 만나 한 · 미 FTA 지지를 설득했다. 미쇼드 의원 측은 한 · 미 FTA 원안에 상당한 수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 전문지는 백악관 면담이 한 · 미 FTA에 대한 의회 내 반대를 무마하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고 전했다. 미쇼드 의원과 무역워킹그룹 소속 의원들이 반대 입장을 접을 가능성도 점쳤다. 이들이 반대를 굽히지 않더라도 반대 운동의 강도를 낮춰 달라고 오바마가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의원 대부분은 조지 W 부시 전임 정부가 체결해 물려준 한 · 미 FTA에 부정적이거나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로이터통신은 미쇼드 의원의 말을 인용,다르게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노동,투자,금융조항 수정을 한국 측에 요청해 의회 비준을 성사시킬 뜻을 밝혔다는 것이다. 다만 오바마는 "FTA 최종 타결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면서 "결코 (협의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지는 않을 것임을 확실히 했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 · 미 FTA 타결과 비준에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다. 이 문제로 다급해졌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는 지난 4일부터 10일간 인도 인도네시아 한국 일본을 거치는 아시아 순방의 주요 목적을 경제 세일즈 외교에 뒀다. 경제를 제대로 살리지 못해 중간선거에서 참패한 면목을 만회하자는 의도였다. 조금 멀리 보자면 2012년 재선가도를 염두에 뒀다. 인도에서 100억달러 수출계약을 맺어 박수를 받았으나 서울에서 한 · 미 FTA 미해결 쟁점을 타결짓지 못한 채 빈손으로 귀국해 후폭풍을 맞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뉴욕타임스,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주요 언론들은 '경제외교 실패'라며 오바마를 코너로 몰아붙였다. WP는 2008년 대선 후보 시절 자동차 무역불균형을 들어 "심각한 결함을 지닌 협정"이라며 한 · 미 FTA를 거부했던 그였다고 비난했다. 그러다가 지난 6월에서야 보완을 통해 다시 협의하겠다고 선언하는 우유부단함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한 · 미 수주 내 재협의 방침
한국과 미국은 앞으로 수주 안에 워싱턴에서 재협의를 갖기로 했다. 드미트리우스 마란티스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는 이날 "한 · 미 FTA 협상이 올해 안으로 타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덕수 주미대사도 같은 전망을 내놨다. 연내에 순조롭게 타결되면 내년 초 의회로 이행법안이 넘어가 비준 절차를 밟는다.
달리 보면 한 · 미 FTA 문제는 양국의 동맹관계를 점검할 수 있는 외교사안이다.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공보담당차관보가 굳이 "서울에서 합의 불발이 향후 한 · 미 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만에 하나라도 불발에 따른 파장을 미리 예방하고 나선 것도 한 · 미 관계에서 그만큼 중요한 현안이기 때문이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