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서 소외받던 LG전자 주가가 꿈틀대고 있다.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영업적자가 예상되지만 내년에는 턴어라운드할 것이란 분석이 속속 나오고 있다. 6개월 전부터 LG전자 주가의 발목을 잡았던 스마트폰사업부가 재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4분기 영업적자 확대보다는 내년 1분기 흑자 전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분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19일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평가하며 '매수' 의견을 제시하고 목표주가를 기존 12만3000원에서 14만6000원으로 18.7% 높였다. LG전자의 목표주가가 상향 조정된 것은 지난 9월17일 현대증권이 11만5000원에서 13만5000원으로 올린 이후 두 달 만이다.

LG전자가 지난달 28일 발표한 3분기 영업적자가 시장 예상보다 큰 1851억원에 달하면서 분위기는 싸늘했다. 하지만 LG전자가 지난달 3일 출시한 보급형 스마트폰 '옵티머스원'의 판매 호조 소식이 전해지면서 LG전자를 바라보는 시각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옵티머스원이 출시 40여일 만에 100만대 넘게 판매돼 삼성전자의 프리미엄급 스마트폰 갤럭시S와 유사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며 "북미시장 최대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도 옵티머스원 판매에 들어가 LG전자의 목표인 1000만대 판매도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옵티머스원은 안드로이드 2.2버전을 처음으로 탑재해 운영체제(OS)에 강점이 있다. 김 연구원은 "LG전자의 스마트폰에 대한 시장 우려가 완전히 해소됐다"며 "내년 상반기에는 프리미엄급 스마트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도 "4분기 LG전자의 휴대폰 평균판매단가(ASP)는 6분기 만에 처음으로 상승 반전할 것"이라며 "스마트폰 비중이 3분기 4.2%에서 4분기 8.2%로 오르고 수익성이 낮은 저가 모델을 과감하게 정리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모토로라가 작년 4분기 사상 최대 영업적자를 내놓았지만 주가는 반대로 오르기 시작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적자가 불가피하지만 주가는 내년 1분기 흑자 전환에 초점을 맞춰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LG전자 주가는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10만원 선이 무너졌으나 기관과 외국인이 매수 강도를 높여 지난 17,18일 이틀간 8% 뛰며 10만원 선을 회복했다. 19일에도 장중 2% 가까이 오르다 보합인 10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