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가 20일 자신이 대우조선해양 사장 연임 로비에 연루됐다는 강기정 민주당 의원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는 이날 한나라당 소속 여성 의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강 의원의 주장을 접하고 '진짜 번지수를 잘못 짚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김 여사가 강 의원의 발언에 대해 외부 인사들에게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김 여사는 "나같이 기도를 열심히 하고 신앙심이 있는 사람에 대해 잘못 본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여사는 또 "지금 같은 세상에 그렇게 수표를 다발로 갖다 준다고 하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느냐.돈을 받아서 쓰려고 했다면 재산을 뭐하러 헌납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앞서 강 의원은 지난 1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연임 로비 의혹에 김 여사가 관련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었다.

김 여사는 지난 대선 당시 고가 명품시계를 착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던 점을 언급하며 정치권의 근거 없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직전인 2007년 11월 김현미 전 열린우리당 대변인은 김 여사가 1500만원 상당의 명품시계를 착용했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7만원짜리 국내 브랜드 제품이었던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김 여사는 김 전 대변인을 상대로 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으나 대선이 끝나고 2008년 6월 소송을 취하했다.

오찬 자리에는 이명박 대통령도 예정에 없이 잠시 방문해 G20 회의 성과 등에 대해 설명했다고 참석 의원들은 전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