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 증가율 한국의 3배…유통株 동력은 중국시장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롯데쇼핑 '애널리스트데이' 가보니
글로벌 업체간 경쟁 가열
현지화 성공 여부가 관건
글로벌 업체간 경쟁 가열
현지화 성공 여부가 관건
"기존 점포와 신규 점포의 영업이익률이 얼마나 차이납니까. "
"대도시에선 해외 업체와 경쟁이 치열한 데 차별화 전략은 어떻게 세워놓고 있나요. "
지난 17일 중국 베이징 시내에 자리잡은 롯데마트 주시안차오(酒仙橋)점 4층 회의실.한국에서 건너온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박종두 롯데마트 베이징법인장에게 질문을 쏟아냈다. 박 법인장은 "롯데의 유통 노하우와 중국 고객의 특성을 결합해 약 3년 만에 인수 점포의 영업이익률을 2%포인트 높이는 성과를 냈다"고 소개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현지 관계자들과 1시간 반 동안 경영전략과 재무현황 등에 관해 토론한 뒤 점포 곳곳을 둘러보며 현장을 확인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소매판매액은 2340조원으로 한국(252조원)의 9배가 넘는다. 중국 유통시장 중 대형마트 비중은 최근 5년 새 9.9%에서 11.7%로 올라 재래시장 편의점 등 경쟁 채널 중 성장속도가 가장 빠르다. 최근 5년간 국내 소매판매액 평균 증가율은 5.7%에 그쳤지만 중국은 16.1%에 달할 정도로 소비 규모도 급성장 중이다.
이 같은 중국 유통시장 진출 현황을 설명하기 위해 롯데쇼핑은 지난 15~19일 증권사 유통업종 연구원들을 중국으로 초청했다. 이번 행사에는 국내외 증권사 애널리스트 28명이 참가해 베이징과 상하이의 롯데마트,롯데백화점을 둘러봤다. 이들은 테스코 까르푸 이마트 RT마트 등 경쟁사 점포도 함께 방문해 중국 시장을 점검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법인의 수익성과 인수 · 합병(M&A) 전략 등을 집중적으로 질문했다. 중국 대형마트 시장의 영업이익률이 한국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는 점 등을 지적했다. 행사를 총괄한 김세완 롯데쇼핑 이사(기획부문장)는 "한국과 중국의 경영환경이 달라 이익률을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며 "자체상표 확대,점포 확장에 따른 규모의 경제 효과와 물류센터 가동으로 상품조달 체계가 개선되면 수익성은 점차 좋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참석자들은 롯데쇼핑의 해외 진출 전략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롯데마트는 2007년 마크로,2009년 타임스 등 중국 현지마트를 잇따라 인수해 중국에서 80개의 점포를 운영 중이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까지 포함하면 104개에 이른다. 베이징과 모스크바에 진출한 롯데백화점은 중국 톈진과 선양,베트남 하노이에 매장을 열 계획이다. 홍성수 NH투자증권 기업분석2팀장은 "이머징 시장의 성장성과 치열해지고 있는 경쟁환경을 감안하면 자체적으로 진출하는 전략보다는 M&A가 효율적"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현지화 전략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 민영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상품 배치와 인테리어 등 본국에서의 시스템을 그대로 적용한 일부 외국계 마트는 고전하고 있다"며 "롯데마트는 중국 고객의 특성을 배려하는 전략을 쓰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월마트가 창고형 매장 방식을 고집하다 한국에서 고전끝에 철수했듯이 소매유통 시장은 현지화 전략이 필수적이란 설명이다. 김 이사는 "최근 롯데쇼핑 주가가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며 50만원대로 상승한 데에는 실적개선뿐 아니라 적극적인 기업설명회(IR)도 한 몫했다"며 "시장 참여자들과 소통하는 기회를 자주 갖겠다"고 말했다.
베이징 · 상하이=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