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또 벼랑끝 전술…'强對强' 대결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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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심분리기 공개 의도는
핵카드로 韓·美 대화 압박…후계체제 안정화 포석 분석도
핵카드로 韓·美 대화 압박…후계체제 안정화 포석 분석도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HEU)프로그램을 통한 핵무기 개발에 나섰다는 것은 몇 년 전부터 기정사실화돼왔다. 파키스탄 핵 대부로 불리는 압둘 카디르 칸 박사는 지난해 말 "북한이 이미 2002년 우라늄을 농축하고 있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HEU 제조에 사용되는 원심분리기를 직접 공개한 것은 핵개발에 속도를 붙이려는 뜻으로 보인다. 한국과 미국 일본 등이 강력한 제재로 가는 강대강의 대결 가능성이 점쳐진다.
◆다목적 포석
북한의 원심분리기 공개 의도에 대해 우리 정부는 다목적 포석으로 분석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21일 "김정은 후계 체제와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후계 세습의 연착륙을 위해 대외적 강공 노선을 선택,북한 내부의 체제 안정을 꾀한다는 것이다.
북한이 플루토늄 핵무기와 다른 고농축 우라늄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임으로써 핵보유국의 지위를 인정받아 대미,대남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6자회담 재개 문제와 관련,최근 한 · 중 · 일 정상회의 등을 통해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하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지난 11일 한 · 미 정상회담에서도 양국 정상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성의있는 태도를 촉구하며 이런 의지를 재천명했다.
북한이 6자회담 재개의 뜻을 여러 차례 밝히며 유화적인 태도를 보였음에도 한국과 미국이 끄떡도 하지 않자 새 협상 카드로 벼랑끝 전술을 다시 꺼내들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6자회담 재개 조건으로 핵 포기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한 셈이다. 미 정부 고위관계자는"핵시설의 운영 중단 또는 해체에 대해 미국이 보상할 것인지를 보려 하는 것은 북한의 전형적인 전술"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을 이용해 궁극적으로는 플루토늄 핵무기보다 훨씬 위력이 센 수소폭탄을 만들려는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청와대 "사실이라면 심각한 문제"
한국과 미국은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심각한 문제"라며 "종합적으로 분석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최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3차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징후가 포착된 상황과 맞물려 핵 위기로 한반도 정세가 요동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긴급 방한한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22일 조찬을 함께 한다. 또 중국을 방문,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만난다. 보즈워스 대표는 일본 도쿄와 중국 베이징을 거쳐 24일 귀국한다. 한국 미국 일본은 공조체제를 유지하면서 중국으로 하여금 북한의 행동을 자제하게 해달라고 설득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만 북핵 대립 구도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북한의 비핵화를 고집하는 한 · 미와 핵개발을 강행한 북한 간 고도의 외교전이 불가피해졌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
◆ 원심분리기
원심력을 이용해 핵폭탄에 필요한 고농축우라늄을 만드는 데 쓰이는 장치다. 우라늄 원석은 핵분열이 일어나는 우라늄235를 0.7% 함유하고 있고 나머지는 우라늄 238이다. 우라늄 235보다 우라늄 238이 더 무겁기 때문에 우라늄광석을 기체화한 뒤 원심분리기를 가동하면 우라늄 238이 제거되고 우라늄 235만 남게 된다. 길이 3m,직경 20㎝의 원심분리기에 우라늄원석을 넣고 초당 500~800m의 속도로 분리하면 우라늄 235가 90% 이상 모인 고농축우라늄을 만들 수 있다. 원심분리기 1000개 정도면 핵폭탄 1개를 제조할 수 있다. 북한은 2000년 파키스탄에서 원심분리기 20여대를 수입했다.
◆다목적 포석
북한의 원심분리기 공개 의도에 대해 우리 정부는 다목적 포석으로 분석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21일 "김정은 후계 체제와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후계 세습의 연착륙을 위해 대외적 강공 노선을 선택,북한 내부의 체제 안정을 꾀한다는 것이다.
북한이 플루토늄 핵무기와 다른 고농축 우라늄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임으로써 핵보유국의 지위를 인정받아 대미,대남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6자회담 재개 문제와 관련,최근 한 · 중 · 일 정상회의 등을 통해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하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지난 11일 한 · 미 정상회담에서도 양국 정상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성의있는 태도를 촉구하며 이런 의지를 재천명했다.
북한이 6자회담 재개의 뜻을 여러 차례 밝히며 유화적인 태도를 보였음에도 한국과 미국이 끄떡도 하지 않자 새 협상 카드로 벼랑끝 전술을 다시 꺼내들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6자회담 재개 조건으로 핵 포기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한 셈이다. 미 정부 고위관계자는"핵시설의 운영 중단 또는 해체에 대해 미국이 보상할 것인지를 보려 하는 것은 북한의 전형적인 전술"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을 이용해 궁극적으로는 플루토늄 핵무기보다 훨씬 위력이 센 수소폭탄을 만들려는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청와대 "사실이라면 심각한 문제"
한국과 미국은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심각한 문제"라며 "종합적으로 분석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최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3차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징후가 포착된 상황과 맞물려 핵 위기로 한반도 정세가 요동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긴급 방한한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22일 조찬을 함께 한다. 또 중국을 방문,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만난다. 보즈워스 대표는 일본 도쿄와 중국 베이징을 거쳐 24일 귀국한다. 한국 미국 일본은 공조체제를 유지하면서 중국으로 하여금 북한의 행동을 자제하게 해달라고 설득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만 북핵 대립 구도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북한의 비핵화를 고집하는 한 · 미와 핵개발을 강행한 북한 간 고도의 외교전이 불가피해졌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
◆ 원심분리기
원심력을 이용해 핵폭탄에 필요한 고농축우라늄을 만드는 데 쓰이는 장치다. 우라늄 원석은 핵분열이 일어나는 우라늄235를 0.7% 함유하고 있고 나머지는 우라늄 238이다. 우라늄 235보다 우라늄 238이 더 무겁기 때문에 우라늄광석을 기체화한 뒤 원심분리기를 가동하면 우라늄 238이 제거되고 우라늄 235만 남게 된다. 길이 3m,직경 20㎝의 원심분리기에 우라늄원석을 넣고 초당 500~800m의 속도로 분리하면 우라늄 235가 90% 이상 모인 고농축우라늄을 만들 수 있다. 원심분리기 1000개 정도면 핵폭탄 1개를 제조할 수 있다. 북한은 2000년 파키스탄에서 원심분리기 20여대를 수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