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올려도 시중금리는 '뚝'…韓銀 통화정책 약발 떨어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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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대출금리 변동 적고 물가만 1.5%포인트 껑충
저금리로 은행 유동성 풍부…금리 추가인상 불확실 등 영향
저금리로 은행 유동성 풍부…금리 추가인상 불확실 등 영향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6일 기준금리를 연 2.25%에서 2.5%로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은행 금리와 시중금리는 움직이지 않거나 오히려 떨어지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시중유동성이 풍부한 데다 앞으로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인상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렇지만 물가 오름세는 계속돼 한은의 금리정책이 제대로 먹혀들지 않는 부작용이 나타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정책금리 시장에 영향 못 미쳐
주요 시중은행들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3%대 중반 수준이다. 19일 기준 국민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연 3.5%,우리은행 연 3.65%,신한은행 연 3.53%,하나은행 연 3.6% 등이다. 이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17개월 만에 인상하기 직전인 7월 초의 연 3.70~4.0%보다 오히려 낮은 수준이다. 한은이 7월9일과 지난 16일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은행 예금금리는 떨어진 셈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달 초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해 예금금리를 0.1~0.2%포인트 인상했다"며 "이미 선제적으로 예금금리를 올렸기 때문에 당분간 추가 인상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일부 은행은 오히려 이번 주 중 정기예금 금리 인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대출금리 움직임도 비슷하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잠시 오르다 다시 떨어졌다. 국민은행의 이번 주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 · COFIX) 연동 대출 금리는 연 3.76~5.16%다. 7월 연 3.76~5.16%에서 9월 연 3.91~5.31%로 올랐다가 10월에 다시 하락한 뒤 기준금리 인상 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0.15%포인트 인상됨에 따라 CD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소폭 인상됐다.
국고채 금리 역시 떨어지고 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15일 연 3.47%였지만 기준금리 인상이 발표된 16일 연 3.32%로 0.15%포인트 떨어졌다. 17일 연 3.35%로 소폭 상승했으나 19일 다시 연 3.32%로 내려앉았다. 한국은행이 7월과 이달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은행 금리와 시중금리는 반응을 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시장과의 괴리로 부작용 우려
전문가들은 한은의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따로 노는 이유로 풍부한 유동성을 꼽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분기(9월 말) 15개 은행의 예대율은 99.3%로 2004년 6월(98.8%) 이후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예대율이란 대출금을 예금으로 나눈 비율로 수치가 낮을수록 은행들의 예금은 풍부하고 대출은 적게 나가고 있다는 걸 뜻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4분기 들어 차츰 주택담보 대출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아직도 자금을 운용할 곳이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은이 이른 시일 내에 추가로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란 예측도 시장에 대한 영향을 줄였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시장에서는 그 강도가 세지 않다고 느끼고 있다"며 "한은이 당분간 정책금리를 올리기 어렵다고 예측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러다 보니 한은의 금리정책이 먹혀들지 않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한은은 물가 상승을 이유로 기준금리를 올렸다. 하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월 2.6%에서 10월 4.1%로 1.5%포인트 높아졌다. 물가도 잡지 못하고 시중금리에도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전 수석연구원은 "정책금리와 시장금리의 괴리가 커질수록 통화 정책이 시장에 전파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된다"며 "이렇게 되면 시장의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해 기준금리를 더 큰 폭으로 올려야 하는 어려움이 발생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정책금리 시장에 영향 못 미쳐
주요 시중은행들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3%대 중반 수준이다. 19일 기준 국민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연 3.5%,우리은행 연 3.65%,신한은행 연 3.53%,하나은행 연 3.6% 등이다. 이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17개월 만에 인상하기 직전인 7월 초의 연 3.70~4.0%보다 오히려 낮은 수준이다. 한은이 7월9일과 지난 16일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은행 예금금리는 떨어진 셈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달 초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해 예금금리를 0.1~0.2%포인트 인상했다"며 "이미 선제적으로 예금금리를 올렸기 때문에 당분간 추가 인상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일부 은행은 오히려 이번 주 중 정기예금 금리 인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대출금리 움직임도 비슷하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잠시 오르다 다시 떨어졌다. 국민은행의 이번 주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 · COFIX) 연동 대출 금리는 연 3.76~5.16%다. 7월 연 3.76~5.16%에서 9월 연 3.91~5.31%로 올랐다가 10월에 다시 하락한 뒤 기준금리 인상 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0.15%포인트 인상됨에 따라 CD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소폭 인상됐다.
국고채 금리 역시 떨어지고 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15일 연 3.47%였지만 기준금리 인상이 발표된 16일 연 3.32%로 0.15%포인트 떨어졌다. 17일 연 3.35%로 소폭 상승했으나 19일 다시 연 3.32%로 내려앉았다. 한국은행이 7월과 이달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은행 금리와 시중금리는 반응을 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시장과의 괴리로 부작용 우려
전문가들은 한은의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따로 노는 이유로 풍부한 유동성을 꼽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분기(9월 말) 15개 은행의 예대율은 99.3%로 2004년 6월(98.8%) 이후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예대율이란 대출금을 예금으로 나눈 비율로 수치가 낮을수록 은행들의 예금은 풍부하고 대출은 적게 나가고 있다는 걸 뜻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4분기 들어 차츰 주택담보 대출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아직도 자금을 운용할 곳이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은이 이른 시일 내에 추가로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란 예측도 시장에 대한 영향을 줄였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시장에서는 그 강도가 세지 않다고 느끼고 있다"며 "한은이 당분간 정책금리를 올리기 어렵다고 예측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러다 보니 한은의 금리정책이 먹혀들지 않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한은은 물가 상승을 이유로 기준금리를 올렸다. 하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월 2.6%에서 10월 4.1%로 1.5%포인트 높아졌다. 물가도 잡지 못하고 시중금리에도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전 수석연구원은 "정책금리와 시장금리의 괴리가 커질수록 통화 정책이 시장에 전파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된다"며 "이렇게 되면 시장의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해 기준금리를 더 큰 폭으로 올려야 하는 어려움이 발생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