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플루토늄 핵무기뿐만 아니라 우라늄 폭탄 제조를 위해 원심분리기를 가동 중이라고 밝힘에 따라 북한의 핵 개발 수준과 핵무기 보유량이 어느 정도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은 2008년 6월26일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에 플루토늄 보유 신고서를 제출했다. 6자회담 참가국들에 회람됐지만 공개되지 않고 있다. 다만 북핵 전문가 및 외교소식통들은 약 40㎏의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도쿄신문은 2008년 7월 "북한이 신고한 플루토늄 총량은 약 38㎏"이라고 보도했다.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작년 9월 한 강연에서 "북한은 플루토늄을 40여㎏ 추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핵무기 하나를 만드는 데 6~7㎏이 필요한 점을 감안할 때 6~8개를 개발할 수 있는 수준인 것으로 안다"고 추정했다. 지난달 데니스 블레어 전 미국 국가정보국장은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8~10개의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북한은 이번에 2000개의 원심분리기를 설치해 가동 중이라고 설명함에 따라 핵폭탄 제조기술과 능력이 그간의 예상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북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최대 연간 2기의 우라늄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태영 국방장관은 지난 2일 국회 외교 · 통일 · 안보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북한이 우라늄 농축을 통해 핵무기화하는 것도 진행되고 있고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한다"며 "핵융합의 경우 기초적 수준은 시작됐으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우라늄 농축 기술을 통해 핵무기 생산이 가능한 수준에 도달했으며,이미 생산된 플루토늄 핵무기는 실전배치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게 김 장관의 설명이다.

정보 당국은 북한이 핵무기를 장거리 로켓에 탑재하기 위한 소형화 기술을 꾸준히 발전시키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북한의 핵무기 연구개발 및 생산은 군수공업부 산하 131지도국이 맡고 있고 그 아래에는 10여개의 연구소가 있으며,내각의 원자력총국과 701호실에서 연구인력을 관리하고 자금을 조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