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일본프로골프(JGTO) 상금 1위를 달리며 돌풍을 일으킨 김경태(24.신한금융)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후배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경태는 21일 일본 미야자키 피닉스 골프장에서 막을 내린 던롭피닉스 토너먼트를 2위로 마치고 "이제 아시안게임에서는 우리의 적수가 없는 것 같다"면서 축하인사를 전했다.

전날 한국은 아시안게임에서 김민휘(신성고)와 김현수(예문여고)가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을 비롯해, 단체전에서도 1위를 휩쓸며 4개의 금메달을 독식했다.

4년 전 도하대회에서 김경태도 한국 대표팀의 에이스로 개인전과 단체전을 석권해 아시아 정복을 이끈 바 있다.

김경태는 "남자들은 아무래도 병역 문제가 걸려 있다 보니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그것만 바라보고 달려왔을 선수도 있을 텐데 정말 축하할 일이다"라고 말했다.

도하 대회 당시 개인전에서 김경태는 3라운드까지 1타를 뒤지고 있다가 마지막 날 역전 우승을 일궈내 2관왕에 올랐다.

김경태는 "그때 저는 정말 힘들게 접전을 펼친 끝에 이겼고, 이후 한 달 정도 골프채를 놓고 쉬었을 만큼 압박이 컸다. 그런데 이번에는 상당히 압도적으로 이긴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며 웃었다.

일본 진출 3년 만에 정상을 눈앞에 두고 있는 김경태는 곧 프로가 될 후배들에게 따뜻한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김경태는 "아마추어에서 잘하던 선수들이 프로에만 오면 아마추어와 뭔가 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다르지 않다. 선수들의 마음가짐도 늘 똑같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프로에 오면 일단 금전적인 문제가 크게 느껴져 연연하게 되는데 돈을 생각하면 잘 칠 수가 없다"면서 "마음만큼은 아마추어처럼 '지금 이 순간 잘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경기를 하라"고 말했다.

일본의 슈퍼스타 이시카와 료(19) 등의 맹추격을 받는 처지에서 자신도 상금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날 수 없을 터.

그러나 김경태는 "샷 하나에 돈이 걸려 있다고 생각하면 분명히 틀어진다"면서 "자신의 기량과 순위 자체에 더 많이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저도 마찬가지로 상금왕 랭킹을 신경쓰지 않으려고 늘 노력한다"면서 "매 홀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만으로 경기를 할 것이고 후배들도 그래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야자키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song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