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안정권,그러나 안심은 못한다. "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최근의 중국 경제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게 된다. 지난 3분기 경제성장률은 9.6%를 기록했다. 1분기(11.9%)보다는 큰 폭으로 떨어졌지만 오히려 "과열국면을 벗어나 경제가 안정기조를 보이고 있다"(양평섭 대외경제연구원 베이징사무소장)는 평을 받고 있다.

각종 지표에 나타난 경제 현황도 나쁜 편은 아니다. 지난달 수출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22.9%로 1월(21.0%)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서긴 했다. 그러나 금융위기로 작년 상반기 수출 증가율이 마이너스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심각하게 받아들일 내용은 아니다.

지난달 소비 증가율은 18.6%로 올해 월평균 정도의 수준을 기록했다. 물론 25개월 만의 최고치인 4.4%의 소비자물가 상승률로 긴축기조가 형성되고 있는 게 부담이긴 하다. 그러나 "물가상승을 주도하는 식품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정부가 비축물량을 방출하는 등 비상조치를 취하고 있어 통제를 못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박한진 KOTRA 베이징KBC 부관장)

하지만 "펀더멘털이 약해져 있어 특정 변수가 발발하면 충격이 클 것이라는 게 우려되는 점"(KOTRA 박 부관장)이란 지적도 있다.

예컨대 △내수부양을 위한 자동차와 가전제품 구매 보조금 정책이 끝나 내수 소비가 줄어들거나 △물가 급등세가 멈추지 않아 금리를 큰 폭으로 올려야 하거나 △위안화 절상으로 수출이 대폭 감소한다면 마땅한 대응수단이 보이지 않는 게 문제다.

양 소장은 "경착륙이라고 말할 만한 근거를 찾아보기 어렵지만,그렇다고 안심할 수도 없다"며 "중국과 세계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가시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기저점으로 인식되는 내년 상반기를 큰 탈 없이 통과한다면 하반기부터는 다시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