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달러가 '중국 효과'로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2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대만달러는 최근 3개월간 위안화의 2배 속도로 절상됐다. 위안화는 지난 8월20일 이후 달러 대비 2.3% 상승하는 데 그친 반면 대만달러의 절상폭은 5.2%에 달했다.

외국인 매수세가 크게 늘면서 통화 강세를 견인했다.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은 16억달러 규모의 대만달러를 순매수했다. 이에 따라 올 들어 대만달러의 외국인 순매수 총액은 65억달러로 늘었다. 대만의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9.8%로 중국의 9.6%를 웃돈 점도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대만이 지난 6월 중국과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을 체결하면서 교역 및 투자를 강화한 데 따른 효과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대만 유니프레지던트자산운용의 샘슨 추는 "ECFA 체결 후 양국 관계가 강화되면서 대만달러가 위안화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중국의 빠른 경제성장은 대만달러 강세를 더욱 부추길 것"이라고 말했다. 미마키 요스케 미쓰이스미토모자산운용 매니저는 "대만이 중국과 관계 개선에 나서면서 주식시장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최근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통화 절상에 대한 비판을 모면한 이후 투자자들이 위안화에 대한 베팅을 줄이고 있는 것도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대만달러가 연일 강세를 보이자 대만 정부는 최근 외국인 투자규제를 강화하는 등 자본 유입을 억제하기 위한 장치를 도입하고 있다. 대만 금융감독위원회(TFSC)는 지난 9일 투자자금의 30% 이상을 대만의 국채나 만기 1년 미만 머니마켓 상품에 투자할 수 없도록 한 외국인 투자 규제안을 15년 만에 부활시키기로 했다. TFSC는 "대만달러 강세가 이어질 경우 수출 의존도가 높은 대만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대만에 자금을 잠시 맡기는 외국인 투자자에게도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