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에 인수된 뒤 교수연봉제와 학과 구조조정을 실시했던 중앙대가 국내 대학 중 처음으로 계열별 부총장제도를 시행한다. 학문 분야에 따라 나눈 5개 계열별로 부총장을 임명,자율적인 교무 · 학사관리는 물론 인사 · 예산권까지 주고 책임운영토록 하는 방식이다. 총장은 대외업무와 발전 · 협력 부분에만 집중한다.

중앙대는 22일 5개 계열별 부총장을 임명했다. 서헌제 교수(법학전문대학원)를 인문사회 계열 부총장에,임경희 교수(공과대 화학신소재공학)를 자연공학 계열 부총장에 각각 임명했다. 경영경제 계열은 장지인 교수(경영경제대 경영학부),예체능은 이연화 교수(예술대학 음악학부)가 각각 부총장으로 발탁됐다. 의 · 약학 계열은 김성덕 현 의무부총장이 유임됐다. 기획관리본부장에는 황인태 교수(경영경제대 경영학부)를 임명했다. 중앙대는 다음 달 중 5개 계열별 후속 인사를 마무리짓고 내년 1월1일부터 계열별 부총장제를 시행할 계획이다.

계열별 부총장제도는 기업의 사업본부제 및 독립채산제와 비슷한 개념이다. 대학 관계자는 "굳이 비유하자면 기업의 기획 생산 마케팅 영업본부처럼 5개 계열이 각각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대학 본부는 관리 · 감독만 하는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계열별 부총장은 권한과 책임을 동시에 갖는다. 교무 · 학사관리에서부터 교수채용 등 인사와 사업 추진 등 예산집행까지 알아서 하는 대신 실적(성과)에 대해 책임을 진다. 대학 본부도 업무와 권한을 5개 계열로 대폭 이양,기획과 대외 업무 등에만 집중하게 된다. 각 단과대나 계열별로 사업을 추진할 때 대학 본부의 승인을 얻어야 하는 절차가 없어져 의사결정과 업무 추진이 한결 빨라질 것이라는 게 대학 측 설명이다.

김태성 홍보팀장은 "대학 본부 행정조직은 기획과 대외협력 중심으로 재편돼 행정의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며 "교수연봉제와 학과 구조조정에 이어 계열별 부총장제가 시행되면 학교법인(두산)이 추진해온 개혁의 큰 그림이 완성된다"고 말했다.

중앙대는 지난 4월 학문 단위 재조정을 통해 18개 단과대(77개 학과)를 10개 단과대(46개 학과 · 학부)로 통폐합했다. 이어 각 단과대를 △인문사회 △자연공학 △경영경제 △의 · 약학 △예체능 등 5개 계열로 묶어 각각 책임 부총장을 두기로 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