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를 필두로 제일모직 호텔신라 삼성카드 등 삼성그룹주들이 일제히 급등했다. 3세 경영체제 본격화에 따른 그룹 지배구조 재편이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2일 84만8000원에 마감해 3.67%(3만원) 올랐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의 승진이 공식화된 지난 17일 79만5000원이던 주가가 사흘간 6.66%(5만5000원) 뛰었다. 삼성카드가 9.23% 급등한 것을 비롯해 삼성물산(3.06%) 삼성중공업(2.05%) 등은 1년 신고가를 새로 썼다.

이 회장의 장녀 이부진 전무가 있는 호텔신라가 4.56% 올랐고,차녀 이서현 전무의 제일모직도 6.19% 상승하는 등 증시에 상장된 삼성 계열사 18개사 중 14개사의 주가가 올랐다. 삼성생명은 보합,삼성화재(-0.26%) 삼성정밀화학(-0.48%) 삼성엔지니어링(-0.53%)은 약보합세였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부사장의 승진에 따라 이재용 이부진 이서현을 잇는 삼각 후계체제 구축이 본격화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지배구조 재편과 신수종 사업 관련주가 부각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삼성SDS 등 비상장 계열사들의 상장 가능성과 맞물려 계열사 주식을 많이 보유한 삼성물산 등의 가치가 재평가될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에버랜드가 지주회사로 전환된다면 이 회사 지분 25.6%를 보유한 삼성카드도 부각될 수 있다. 이 연구원은 신수종사업 관련주로는 삼성전자 삼성정밀화학을 꼽았다.

하지만 아직 가시화되지 않은 부분이 많은데 주가가 너무 앞서간다는 비판도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3세 경영에 따른 그룹 지배구조 재편 방향이 아직 명확하지 않다"며 "3세 경영인들의 경영 역량도 완전히 검증되지 않은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신중론을 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