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22일 장외로 나섰다.

지난 18일 `대포폰 국정조사'를 요구하며 시작했던 100시간 시한부 농성이 이날 오후 1시30분을 기해 마무리됐지만, 국조 관철이 불발되자 `2단계 투쟁'으로 다시 한번 배수진을 친 것.

손 대표는 오는 29일까지 `4대강 사업저지 범국민대회'가 열리는 서울광장에서 천막을 치고 철야농성과 대국민 서명운동, 촛불집회를 벌이기로 하고 당장 이날 저녁부터 투쟁에 돌입했다.

통합민주당 대표 시절인 2008년 6월 미국산 쇠고기 파동 와중에서 장외투쟁을 진두지휘한 지 2년5개월여만에 다시 거리로 나간 셈이다.

여기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직접 맞서는 강한 야당투사의 면모를 보여줌으로써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고 여권이 `국조 불가'로 맞서는 상황에서 직접 국민 속으로 들어가 지지여론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 깔려있다.

동시에 원내외 병행투쟁으로 원외인 당 대표와 소속 의원간 역할분담을 통해 야당이 예산심사를 발목잡는다는 비난을 피해간다는 것이다.

손 대표는 저녁 서울광장에서 열린 `청와대 불법사찰 의혹 규명을 위한 국조 및 특검 쟁취와 4대강 대운하 반대 서명운동 발대식'에서 "국조와 특검 수용에 청와대가 아무런 응답이 없다"면서 "이는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했다.

그는 "결코 물러설 수 없으며 반드시 국조와 특검을 받아내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면서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대정장에 국민 여러분이 함께해달라"고 호소했다.

박지원 원내대표와 정동영 정세균 박주선 이인영 최고위원을 비롯한 지도부와 소속 의원 30여명도 함께 자리를 지키며 손 대표에게 힘을 실었다.

손 대표로서는 100시간 농성을 `빈손'으로 마무리한 상태에서 적잖은 부담을 떠안고 있다.

대포폰과 예산문제 분리대응 방침에 한때 강경파가 반발하면서 생채기를 입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100시간 농성으로 원내 투쟁력을 높이면서 강경파들을 설득, 당내 구심력을 확인한 점은 성과라는 평가도 만만치 않다.

손 대표는 의총에서 "백기투항이 아니라 다시 싸움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