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국내 증시가 나흘만에 소폭의 조정을 받고 있다.

오전 10시52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5.22포인트(0.27%) 내린 1939.12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수의 추세를 결정짓는 외국인과 기관이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조정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날 지수 하락을 이끌고 있는 개인투자자의 경우 주가가 일정부분 이상 오르면 팔고, 내리면 사는 움직임을 반복하기 때문에 추세를 결정하는 주체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장흐름의 관심은 주도업종이 바뀌느냐에 관한 것"이라며 "전날에 이어 외국인과 기관이 코스피 전기전자업종을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는데, 이같은 움직임이 내년 포트폴리오를 위한 조정이라면 업종 투자전략도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10년이 40여일 남은 상황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많이 오른 종목에 대해 차익을 실현하고, 내년 포트폴리오 구성을 위한 준비과정에 들어갔을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지난 5월25일 연저점 이후 전날까지 상승률 상위 업종은 운수장비(53%) 화학(48%) 기계(36%) 유통(30%) 등이었다. 이에 반해 전기전자의 상승률은 8.79%에 불과해 코스피지수 상승률 21%를 크게 밑돌았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단기 고점을 형성했던 지난 10일까지 외국인과 기관의 매매패턴을 보면 외국인은 운수장비 화학 유통업종에, 국내 기관은 기계 건설 서비스 업종에 매수세를 집중하는 모습"이라며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정반대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11일 옵션만기 충격 이후 국내 기관은 코스피시장에서 3000억원을 순매도했지만 전기전자(9827억원) 유통(945억원) 통신(502억원) 등에 대해서는 강한 매수세를 나타냈고, 외국인도 1조1000억원 이상 순매수를 보인 가운데 전기전자(3387억원) 보험(2722억원) 금융(1969억원) 등에 매수여력을 집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지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IT업종의 상승세는 내년 미국의 경기회복과 맞물려 지속될 것"이라며 "미국의 고용시장이 완만하게나마 개선추세를 지속하고 있어, 미국의 연말소비는 일시적인 이벤트라기보다는 미국 소비의 회복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