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올해 최고 경제 스캔들로 미국 휴렛팩커드(HP)의 노트북에 대해 중국 소비자들이 품질불량으로 집단 항의한 사건이 꼽혔다. 마이크로소프트(MS) 중국법인장의 학력 위조,유명 샴푸의 발암물질 함유 진위 논쟁 등이 10대 경제 관련 스캔들에 포함됐다.

◆뭇매 맞은 HP 노트북

지난 3월 1400명이 넘는 중국인들이 HP 노트북의 그래픽 칩 과열과 모니터 오작동과 관련,집단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소비자들은 제품 교체와 보상을 요구하며 집단소송을 준비하기도 했다. 중국 품질검사당국이 정식으로 조사에 착수하자 HP는 공식 사과했다. 일부 노트북에 한해 무상수리와 품질보증기간 2년 연장 조치를 취했다.

◆'살인 백신'

3월 중국 정부는 산시성에서 지난 4년간 100여명의 어린이가 백신 접종 부작용으로 숨지거나 장애를 입었다는 보도와 관련해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산시성 내 백신 담당 공무원이 백신 제조회사인 베이징화웨이와 함께 백신 관리규정을 위반한 혐의와 자금 횡령이 드러났다.

◆권력비호형 '룸살롱' 철퇴

베이징 부자와 권력자들의 사교클럽이었던 톈샹런자 등 최고급 유흥주점 4곳이 지난 5월 성매매 혐의로 간판을 내렸다. 당시 연행된 여종업원만 557명에 달했다. 나이트클럽 4곳은 영업정지(6개월) 기간이 끝났는데도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MS 중국법인장의 학력 위조

탕준 MS 중국법인장이 그의 주장과 달리 미국 캘리포니아대를 졸업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었다. 탕 법인장은 "나는 그곳에서 몇 가지 연구를 했다고 말했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중국 사회의 '거짓 문화'가 최고위층에까지 퍼져 있는 게 드러났다.

또 △중국 충칭의 5성급 힐튼호텔 지분 53%를 가지고 있는 대주주가 폭력조직을 결성,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나 힐튼이 5성급 호텔 자격을 박탈당한 것 △바왕의 샴푸에서 발암물질 '다이옥산'이 발견됐다고 보도한 기자에게 이 회사 직원이 폭력을 행사한 사건도 올해의 스캔들로 꼽혔다. △중국 우유 제조업체 타이즈나이 리투춘 회장의 불법자금 모집 혐의 체포 △후난성의 유명 식용유 제조업체 진하오의 발암물질 벤조피렌 함유 식용유 비밀 리콜 △민항기 조종사 200여명의 학력과 경력 허위 기재 △우유 제조업체 멍뉴의 라이벌 이리우유 유해물질 함유 비방도 포함됐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