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이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 외환은행 인수 협상을 끝내고 오늘 이사회를 열어 인수 건을 최종 확정한다. 가격은 4조6000억~4조8000억원(론스타 지분 51.02%)으로 알려졌다. 계약이 완료되면 국내 은행산업은 국민,신한,우리은행과 함께 4강 체제로 재편된다. 다만 외환은행 노조가 이에 반발하면서 론스타의 '먹튀' 논란까지 제기하고 있어 잡음이 일고 있다. 그러나 은행의 전략적 인수협상(M&A)이 노조 반발로 소모적인 진통을 겪는 것은 해당 은행은 물론 은행산업 전체의 발전을 위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우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으로 큰 돈을 벌고 나가는 게 부담스런 것은 사실이다. 론스타는 과거 외환은행 인수 자금 2조1548억원 중 블록세일 중간배당 등으로 이미 98.7%를 회수했다. 매각 대금이 바로 이익으로 남는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이를 '먹튀'로 몰아붙이는 것은 편협한 국수주의로 비쳐질 소지가 크고 시장경제 논리에도 맞지 않는다. 론스타가 7년 전 외환은행을 인수할 때 다른 어느 곳도 리스크를 우려해 나서지 않았고,그 후 국민은행 HSBC 등에 팔려던 시도가 헐값매각 논란과 정부의 승인 지연으로 무산됐다는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하나+외환은행 조합은 하나의 가계 · 기업금융과 외환의 강점인 외환 · 수출입금융이 시너지를 높여줄 것이라는 게 시장의 긍정적 평가다. 외환은행이 21개국에 갖고 있는 33개의 해외 영업네트워크를 살릴 수 있는 것도 소중한 자산이다. 다른 인수 후보였던 호주 ANZ은행에 대해선 침묵하던 외환은행 노조와 일부 간부들이 하나금융에 대해서만 반대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다는 얘기다.

외환은행 노조의 반대가 행여 은행권 최고 수준인 급여가 줄거나,구조조정을 통한 인력 감축을 우려한 때문이라면 이기주의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하나금융도 구체적인 자금조달 계획과 건전성 확보방안, 은행 발전에 관한 명확한 청사진을 제시해 국내 은행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음을 입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