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술의 대명사 코냑이 국내 시장에서 힘을 못 쓰고 있다. 세계 1위 코냑인 '헤네시'를 팔아온 모엣헤네시코리아는 매출 감소를 못 이겨 다음 달 폐업한다.

28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코냑 판매량은 4년 전에 비해 43.8% 급감했다. 올 상반기 판매량도 1만3040상자(1상자는 9ℓ)에 그쳐 작년 상반기 보다 6% 감소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양주는 주로 폭탄주용으로 팔리고 있는데 코냑은 워낙 향이 강해 맥주와 섞으면 한번에 들이키기 힘들다"며 "그나마 코냑을 즐기던 사람들도 몇 년 전부터 와인으로 옮겨갔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모엣헤네시는 몇 년 전부터 헤네시보다 샴페인인 돔페리뇽 · 모엣샹동 등을 더 많이 팔아왔으며,레미 마틴을 수입해온 맥시엄코리아도 싱글몰트 위스키 맥캘란의 매출이 훨씬 많다.

그러나 같은 동양권인데도 중국에선 코냑 소비가 크게 늘고 있다. 2000년 1만상자에 불과했던 중국의 코냑 소비량은 2008년 100만상자까지 증가했다. 홍콩 등에서 재수입되는 양을 포함하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소비국으로 부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코냑이 잘 팔리는 것은 과시용으로 쓰이기 때문"이라며 "중국인은 접대할 때 값비싼 코냑을 주문해야 체면이 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