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의 '뚝심'…공급과잉 우려 잠재우고 '高爐효과' 불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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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당진 제철소 제2고로 완공…"글로벌 톱10 도약"
일주일에 2~3번 현장 찾아 점검…"쉽지 않을 것" 예상 깨고 성공
1고로 가동 후 매출·이익 급증…年 2000만t 조강생산능력 갖춰
일주일에 2~3번 현장 찾아 점검…"쉽지 않을 것" 예상 깨고 성공
1고로 가동 후 매출·이익 급증…年 2000만t 조강생산능력 갖춰
"오늘은 지난 29개월간 현대제철 임직원들의 열정으로 만들어낸 2고로에 첫 불꽃을 심는 역사적인 날입니다. "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23일 오전 6시 서울 양재동 그룹 본사에서 헬리콥터를 탔다. 이날 충청남도 당진 현대제철 일관제철소 2고로의 불씨를 지피는 화입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정 회장은 3시간가량 2고로를 둘러본 뒤 화입식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행사에는 정 회장과 고로 시공을 맡은 룩셈부르크 폴워스사의 조지 라셀 부사장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정 회장은 기념사에서 1고로의 조업 안정화와 착공 29개월 만에 400만t 규모의 두 번째 고로를 완성했다는 데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시장 우려 뒤집은 MK의 뚝심
1978년 5월 고(故)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인천제철(현 현대제철)을 전격 인수할 당시 국내 철강업계엔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철강업에 민간기업이 진입해야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현대 측 논리와 '과당경쟁으로 한국 철강업계가 공멸한다'는 반대 논리가 첨예하게 부딪쳤다. 정 명예회장은 인천제철의 경영구조를 안정시키면서 이런 우려를 잠재웠다.
정몽구 회장은 1995년 말 회장 취임 후 미래 수종사업으로 철강을 첫 손가락에 꼽았다. 2000년 강원산업,삼미특수강을 잇달아 인수한 데 이어 2004년엔 한보철강까지 그룹에 편입시키면서 미래 전략을 실현해갔다.
2년 후인 2006년,이번엔 아들 정 회장이 철강업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당진 일관제철소 건설 계획을 발표하고 그해 10월 공사에 들어갔다. 선친인 정 명예회장 때와 마찬가지로 시장에선 공급과잉과 과당경쟁 논란이 일었다. 중국이 초고속 성장으로 철강재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면서 논란은 점차 수그러들었지만 올초 1고로 가동에 들어갈 때까지 시장의 우려는 사라지지 않았다. 또 수급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현대제철이 고로 조업 과정에서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을 것이란 게 업계의 대체적 예상이었다.
하지만 현대제철은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1고로의 조속한 조업 안정화를 이뤄냈다. 정 회장이 1주일에 두세 번씩 당진을 찾을 정도로 열정을 보이면서 첫 고로 가동 3개월여 만에 하루 평균 1만1650t의 쇳물을 생산,당초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특히 고로 조업 첫 분기부터 흑자를 낸 덕에 올 상반기 '고로 효과'를 톡톡히 봤다. 지난 2분기엔 매출과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각각 39.7%,156.3% 늘었다.
우유철 현대제철 사장은 "일관제철소 건설 사업을 시작할 당시엔 모두가 어려울 것이라고 했지만 2고로까지 성공적으로 가동하면서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켰다"고 말했다.
◆조강생산 2000만t 체제 본격화
정 회장은 이날 기념사에서 "현대제철은 고품질 자동차용 강판을 생산할 수 있는 400만t 고로 2기를 보유하게 됨에 따라 세계 10위권 철강사로 발돋움하게 됐다"며 "원료 처리에서 쇳물 생산에 이르는 전 공정에 친환경 설비를 갖춰 제철산업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성과도 이뤄냈다"고 강조했다.
2고로는 내용적 5250㎥에 직경 17m,높이 110m 규모로 올초부터 가동하기 시작한 1고로와 동일한 사양이다. 올초부터 쇳물을 뽑아내기 시작한 1고로(400만t)와 합해 연간 800만t 체제를 꾸렸다. 현대제철은 기존 전기로 1200만t과 합해 조강 생산량을 연간 총 2000만t으로 확대,세계 10위권 철강사로 올라설 전망이다. 김상규 현대제철 제철기획실 이사는 "한 해에 고로 2기를 완공해 조강 생산량을 한꺼번에 800만t 확대한 것은 세계 철강업 사상 유례를 찾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은 2015년까지 2조원 이상을 추가 투자해 3고로를 건설,총 1200만t 생산체제를 갖춘다는 전략도 세웠다. 우 사장은 "아직 구체적인 착공 시기를 정하지는 않았지만 3고로 건설을 위한 인허가 작업을 최근 진행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당진 일관제철소를 자동차 강판 전문 제철소로 육성하기 위해 2012년까지 초고강도강 등 총 96종의 자동차용 강판을 개발하기로 했다. 현대제철은 2006년 10월 당진제철소 공사에 들어가 3년6개월 동안 총 6조2300억원을 투입,지난 4월 준공했다. 당진제철소는 세계 처음으로 비산먼지가 날리지 않는 친환경 밀폐형 원료 저장 설비를 갖추고 있다.
당진=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23일 오전 6시 서울 양재동 그룹 본사에서 헬리콥터를 탔다. 이날 충청남도 당진 현대제철 일관제철소 2고로의 불씨를 지피는 화입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정 회장은 3시간가량 2고로를 둘러본 뒤 화입식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행사에는 정 회장과 고로 시공을 맡은 룩셈부르크 폴워스사의 조지 라셀 부사장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정 회장은 기념사에서 1고로의 조업 안정화와 착공 29개월 만에 400만t 규모의 두 번째 고로를 완성했다는 데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시장 우려 뒤집은 MK의 뚝심
1978년 5월 고(故)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인천제철(현 현대제철)을 전격 인수할 당시 국내 철강업계엔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철강업에 민간기업이 진입해야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현대 측 논리와 '과당경쟁으로 한국 철강업계가 공멸한다'는 반대 논리가 첨예하게 부딪쳤다. 정 명예회장은 인천제철의 경영구조를 안정시키면서 이런 우려를 잠재웠다.
정몽구 회장은 1995년 말 회장 취임 후 미래 수종사업으로 철강을 첫 손가락에 꼽았다. 2000년 강원산업,삼미특수강을 잇달아 인수한 데 이어 2004년엔 한보철강까지 그룹에 편입시키면서 미래 전략을 실현해갔다.
2년 후인 2006년,이번엔 아들 정 회장이 철강업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당진 일관제철소 건설 계획을 발표하고 그해 10월 공사에 들어갔다. 선친인 정 명예회장 때와 마찬가지로 시장에선 공급과잉과 과당경쟁 논란이 일었다. 중국이 초고속 성장으로 철강재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면서 논란은 점차 수그러들었지만 올초 1고로 가동에 들어갈 때까지 시장의 우려는 사라지지 않았다. 또 수급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현대제철이 고로 조업 과정에서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을 것이란 게 업계의 대체적 예상이었다.
하지만 현대제철은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1고로의 조속한 조업 안정화를 이뤄냈다. 정 회장이 1주일에 두세 번씩 당진을 찾을 정도로 열정을 보이면서 첫 고로 가동 3개월여 만에 하루 평균 1만1650t의 쇳물을 생산,당초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특히 고로 조업 첫 분기부터 흑자를 낸 덕에 올 상반기 '고로 효과'를 톡톡히 봤다. 지난 2분기엔 매출과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각각 39.7%,156.3% 늘었다.
우유철 현대제철 사장은 "일관제철소 건설 사업을 시작할 당시엔 모두가 어려울 것이라고 했지만 2고로까지 성공적으로 가동하면서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켰다"고 말했다.
◆조강생산 2000만t 체제 본격화
정 회장은 이날 기념사에서 "현대제철은 고품질 자동차용 강판을 생산할 수 있는 400만t 고로 2기를 보유하게 됨에 따라 세계 10위권 철강사로 발돋움하게 됐다"며 "원료 처리에서 쇳물 생산에 이르는 전 공정에 친환경 설비를 갖춰 제철산업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성과도 이뤄냈다"고 강조했다.
2고로는 내용적 5250㎥에 직경 17m,높이 110m 규모로 올초부터 가동하기 시작한 1고로와 동일한 사양이다. 올초부터 쇳물을 뽑아내기 시작한 1고로(400만t)와 합해 연간 800만t 체제를 꾸렸다. 현대제철은 기존 전기로 1200만t과 합해 조강 생산량을 연간 총 2000만t으로 확대,세계 10위권 철강사로 올라설 전망이다. 김상규 현대제철 제철기획실 이사는 "한 해에 고로 2기를 완공해 조강 생산량을 한꺼번에 800만t 확대한 것은 세계 철강업 사상 유례를 찾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은 2015년까지 2조원 이상을 추가 투자해 3고로를 건설,총 1200만t 생산체제를 갖춘다는 전략도 세웠다. 우 사장은 "아직 구체적인 착공 시기를 정하지는 않았지만 3고로 건설을 위한 인허가 작업을 최근 진행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당진 일관제철소를 자동차 강판 전문 제철소로 육성하기 위해 2012년까지 초고강도강 등 총 96종의 자동차용 강판을 개발하기로 했다. 현대제철은 2006년 10월 당진제철소 공사에 들어가 3년6개월 동안 총 6조2300억원을 투입,지난 4월 준공했다. 당진제철소는 세계 처음으로 비산먼지가 날리지 않는 친환경 밀폐형 원료 저장 설비를 갖추고 있다.
당진=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