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해안포, 연평도 포격] '포탄 비오듯' 섬 전체가 쑥대밭…軍 자주포 80여발 즉각 대응사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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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 도발 시간대별 재구성
북한이 불법 화력도발 조짐을 보인 것은 23일 오전부터였다. 북한은 오전 8시20분에 우리 군이 해상사격훈련을 하는 것에 대해 좌시하지 않겠다는 전통문을 보내왔다.
북한군이 처음 불법 무력도발을 시작한 시간은 이날 오후 2시34분이다. 우리 군이 훈련을 위한 사격을 한 지 1시간 만이다. 북한군은 오후 2시55분까지 21분 동안 연평도 앞에서 약 14㎞ 떨어진 서해 개머리 해안포 기지에서 연평도 방향으로 50여발의 포탄을 발사했다. 우리군은 북한군의 발포 직후 즉각 교전규칙에 따라 K-9 자주포 80여발의 대응사격을 가했다. 공군은 오후 2시38~44분 KF-16,F-15K 전투기를 서해 5도지역으로 출격시켰다.
북한군은 잠시 사격을 중단했다가 오후 3시10분부터 다시 포격을 재개했다. 오후 3시41분까지 31분간 해안포와 곡사포 50여발을 또 다시 연평도를 향해 발사했다. 이 중 수십발이 주민이 거주하는 마을로 떨어져 민간인 3명이 부상했다.
군 당국은 오후 2시50분 최고 대비태세인 '진돗개 하나'를 발령했다. 이어 오후 3시48분께 북한의 연평도 사격과 관련, 장성급 회담 남측 대표인 류제승 소장(국방부 정책기획관) 명의로 "현 시간부로 도발행위를 즉각 중단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이 경고에도 불구하고 도발하면 우리 군은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는 내용의 사격 중지를 촉구하는 전통문을 보냈다.
오후 3시40분부터 20분간 월터 샤프 한미연합사령관은 한민구 합참의장과 영상통화를 통해 연합위기관리 선포를 검토키로 의견을 모았다. 북측의 공격이 계속되자 일부 연평도 주민들은 어선을 통해 가까운 섬이나 육지로 대피를 시도했고,주민들은 가장 가까운 대피소로 몸을 피했다.
오후 4시10분께 연평도 주민들이 방공호로 모두 대피를 마쳤다. 민간인이 모두 철수한 연평도에서 군인들은 수색작업을 시작했으며 정확한 민간인 피해 집계 파악에 들어갔다.
사격은 오후 3시41분 중단됐다. 오후 8시에는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평택항에서 군함이 급파됐다.
북한이 발사한 해안포와 곡사포는 황해도 강령군 소재 개머리 및 무도기지 지역에서 발사된 것으로 추정됐다. 개머리 기지는 연평도와 12~13㎞ 정도 떨어진 곳이다. 해안포는 사거리 27㎞의 130㎜포와 사거리 12㎞의 76.2㎜포가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병대 관계자는 "개머리기지에는 해안포와 곡사포,무도기지에는 해안포가 배치돼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북측 지역 해안과 섬 등에 해안포 1000여문을 배치한 것으로 군은 파악하고 있다.
구동회 기자 kugija@hankyung.com
◆ 호국훈련
호국훈련은 합동참모본부 주도하에 육 · 해 · 공군의 합동작전 수행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매년 10월 말에서 11월 초 사이 실시되는 전구급(戰區級) 대부대 기동훈련이다. 호국훈련은 1996년 팀스피리트훈련을 대체, 군단급 기동훈련 위주로 시행돼 오다 2008년부터 육 · 해 · 공군 상호 간 합동전력 지원과 합동성 증진에 주안점을 두고 진행되고 있다. 올해는 지난 22일 시작돼 오는 30일까지 수도권과 경기,강원,서해 등 전국 각지에서 실시 중이다. 올해는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개최로 예년보다 20일 정도 연기됐다.
◆ 진돗개 하나
진돗개는 적 침투가 예상되거나 침투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무장 탈영병이 발생했을 때 발령되는 출동준비 및 전투준비태세를 말한다.진도개는 3등급부터 1등급으로 구분된다.평소 3등급(진도개 셋)을 유지하다 무장공비침투 등 상황이 발생하면 ‘진돗개 둘’로 올라가고,전면전 돌입 직전의 심각한 상황이 발생하면 ‘진돗개 하나’로 올라간다.
전면전 상황으로 들어가면 데프콘이 발동된다.데프콘은 정규전에 대비해 발령하는 전투준비태세로 5단계로 나눠지며 숫자가 낮을수록 전쟁발발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