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해안포, 연평도 포격] "서해 교전 때보다 시장 충격 더 크다"…北 리스크 악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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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란에 빠진 금융시장
CDS프리미엄 100bp대 넘어 설 수도
과거 수차례 학습효과…단기 충격 가능성도
CDS프리미엄 100bp대 넘어 설 수도
과거 수차례 학습효과…단기 충격 가능성도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에 이어 연평도 해안포 발사로 북한 리스크가 전면에 부상했다. 전문가들은 상황 전개에 따라 금융시장은 물론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금융시장 충격 불가피
외환시장의 한 전문가는 "과거 북핵이나 대포동 미사일 발사 등의 악재와는 달리 이번에는 해안포가 한국의 땅을 직접 공격했다는 점에서 충격의 정도가 다르다"고 말했다. 홍익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한반도 상황이 구조적으로 악화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원 · 달러 환율은 23일 역외시장에서 급등했고 코스피200선물지수는 장 마감 직전 동시호가에서 급락했다.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과 외평채 가산금리 등 한국의 대외 위험 수준을 보여주는 각종 지표들도 불안한 모습이다.
김윤경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5월 유럽 재정위기 이후 꼭지를 쳤던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최근 70bp대까지 떨어졌으나 북한 리스크가 재연되면서 다시 오르는 양상"이라며 "상황 전개에 따라 과거 위험 수준이었던 100bp대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북 리스크 파장 어디까지
상당수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과거와 다른 수준의 충격파를 미칠 가능성을 조심스레 내비쳤다. 유승경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까지는 북한 리스크가 양치기 소년처럼 남발되면서 이에 대한 학습효과로 한국 시장이 웬만해선 잘 흔들리지 않았다"며 "하지만 이번엔 군끼리의 충돌이 아닌 민간에 대한 공격까지 감행한 것으로 미뤄 좀 다를 것 같다"고 말했다.
임수호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도 "해안이 아니라 땅에 쏜 것이어서 과거 서해교전보다 더 충격이 크다"며 "사태가 어떻게 전개되는가에 따라 국가신용도가 문제되는 상황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최근 한국의 빠른 경제 회복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금이 물밀듯이 들어왔으나 이번 사태를 계기로 흐름이 뒤바뀔 소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홍순직 현대경제연구원 통일경제센터 수석연구위원도 "과거엔 공해에 쐈기 때문에 정부가 압박과 대화의 패턴으로 접근했으나 이번엔 다르다"며 "만성적인 북한 리스크가 크게 악화될 위험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하반기 들어 성장세가 둔화되고 내년 성장률이 4%대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는 가운데 북한 리스크마저 확산될 경우 우리 경제가 다시 잠재성장률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충격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도
북한 리스크가 과거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지만 시장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990년대 이후 북한은 다양한 형태의 도발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지정학적 리스크를 유발시킨 경험이 있다"며 "이에 따른 시장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1990년대 이후 북한 미사일 발사 등에 따른 주가 조정을 분석한 결과 주가 영향력은 최저 1거래일에서 최대 4거래일 정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며 "북한 리스크는 시간이 지날수록 악재에 대한 충격의 강도가 줄어드는 것이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임수호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사태 전개 추이에 따라 과거의 학습효과가 무의미해지는 수준으로 번질 개연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종태/유승호/이상은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