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3일 오후 2시34분께부터 1시간 7분가량 연평도로 해안포와 곡사포 100여발을 발사하는 도발을 감행했다. 북한의 도발 소식이 전해지자 주가선물지수와 시간외거래 주가가 급락하고 역외 환율은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이 큰 충격을 받았다.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이 폐장하기 2분 전에 북한 도발이 전해졌지만 진상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현물 주가와 환율은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오후 3시를 갓 넘어 '6 · 25 전쟁 이후 처음으로 우리 영토가 포격당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금융시장에서 매물이 쏟아져 나왔다.

원 · 달러 환율은 23일 현물 시장에서 전날보다 11원80전 오른 1137원50전에 거래를 마쳤지만 연평도 피격 직후 역외시장에서 추가로 상승,순식간에 1180원을 넘어섰다.

현물 주식시장보다 마감시간이 15분 늦은 선물시장에선 코스피200 지수선물이 급락했다. 이날 12월물 코스피200 지수선물은 248.00으로 마감해 전날보다 6.20포인트(2.44%) 하락했다. 마감 전 동시호가(오후 3시5분~3시15분)직전까지는 251.30 선에 머물렀지만 장 마감 10여초를 남겨놓고 3.30포인트 떨어졌다.

대외 위험 정도를 나타내는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불안한 양상을 보였다. 이달 초 74bp(1bp=0.01%포인트)에 머물렀던 CDS프리미엄은 북핵 이슈가 불거지면서 오르기 시작해 지난 22일 종가는 85bp로 끝났고,연평도 공격 소식이 전해지자 다시 급등해 100bp 수준으로 치솟았다.

외국환평형기금채권 가산금리도 이달 초 79bp까지 내려갔지만 북한 리스크 때문에 84bp로 올랐다.

국제금융시장도 출렁거렸다. 유럽 증시는 23일 지속되는 재정위기 우려에 한반도 긴장 고조가 겹치면서 일제히 하락 출발했다. 영국 FTSE100 지수는 0.52%,독일 DAX30 지수는 0.44%,프랑스 CAC40 지수는 0.63% 하락해 장을 시작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한반도 긴장이 유럽 증시를 강타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S&P500 지수선물도 북한의 발포 소식 직후 0.9% 떨어졌다. 이날 뉴욕 증시도 1% 이상 급락한 채 장을 시작했다. 투자자들의 불안심리 확산에 안전자산인 미 달러화 수요도 급증했다. 또 다른 안전자산인 스위스프랑 가치역시 유로당 1.3484프랑에서 1.3406프랑으로 올랐다.

임수호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24일 시장이 개장되면 추가 충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사태 전개에 따라 국가신용도 문제로까지 번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이번 사태의 경제적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조치를 마련하기 위해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지식경제부 등 경제부처 고위공무원이 분야별 팀장을 맡는 비상대책팀을 운영하기로 했다. 비상대책팀은 국제금융시장과 국내금융시장,수출시장,원자재확보,생필품 가격 안정 등 5개 부문별 피해 상황과 파급 효과를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정종태/박성완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