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에스트로 세라지오 옥스필드 젠스필드 마론뉴데이 이븐데일 힐데스하임 골프클럽Q….'

독특한 이름을 가진 골프장들이 쏟아지고 있다. 올해 개장했거나 고객 초청라운드 중인 골프장들이 더욱 그렇다. 남춘천CC처럼 쉽게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골프장보다는 독특한 이름과 사연을 가진 골프장들이 훨씬 많다.

내년 봄 개장 예정인 마에스트로CC(경기 안성)는 윤진섭 레이크힐스그룹 회장의 막내 동생인 윤진환 사장이 '명문'을 지향하며 건설한 골프장이다. 윤 사장은 둘째 형인 윤진동 천룡CC 사장과 저녁을 먹다가 명연주자 · 거장 등을 뜻하는 '마에스트로(maestro)'라는 말이 나와 그 자리에서 무릎을 쳤다. 이승훈 마에스트로CC 과장은 "회원들이 마에스트로라는 의미를 무척 좋아한다"고 말했다.

내년 4월 개장할 세라지오CC(경기 여주)는 도자기를 뜻하는 '세라믹스(ceramics)'와 이탈리아어 '지오(geo · 아름다운 땅)'를 합성한 단어다. 도자기의 고장 여주에 들어서기 때문에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 옥스필드CC는 강원도 횡성이 한우(옥스 · ox)로 유명해서 착안한 이름이다. 젠스필드CC(충북 음성)의 '젠(zen)'은 러시아어로 황제를 뜻한다. 김철 회장이 '황제들의 골프장'이라는 의미로 직접 지은 브랜드다. 마론뉴데이CC(충남 천안)는 골프장 주변에 밤나무가 많아 '마론(marron · 밤)'을 사용했다. 골프클럽Q안성(경기도 안성)의 'Q'는 퀄리티(품질)를,클럽모우의 '모우(mow)'는 소 울음소리를 각각 뜻한다. 이븐데일골프앤리조트(충북 청원)는 '평온한(even) 골짜기(dale)'를 뜻하는 영어 단어에서 유래됐다.

힐데스하임CC(충북 제천)는 독일 니더작센주에 있는 도시 이름.골프장 컨설팅을 맡고 있는 천태영 건물과사람들 부사장은 "서울 도곡동에 있는 최고급 빌라 브랜드 힐데스하임을 발견하고 그 이름을 쓸 수 있는 권리를 샀다"고 말했다. 송용권 에이스회원권 기획실장은 "예전에는 골프장 이름에 브랜드 개념이 도입되지 않았다"며 "최근에는 독특한 네이밍 마케팅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