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은 어제 이사회를 열고 론스타가 갖고 있는 외환은행 지분 51.02%를 약 4조7000억원에 인수키로 결의했다. 김승유 회장이 오늘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과 만나 매매 계약을 맺는다. 이로써 국내 은행산업은 우리,국민,신한과 함께 새로운 4강체제의 구도 속에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게 된다.

하지만 인수 결정이 전격적으로 이뤄진 만큼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인수예상대금 4조7000억원(수출입은행 보유지분 6.2% 포함하면 5조원대) 중 하나금융이 확보하고 있는 2조원을 제외한 3조원 가까운 막대한 외부자금 조달이 간단치 않다는 것이다.

하나금융은 국내외 재무적 투자자,상환 우선주 및 회사채 발행을 통해 마련하겠다지만 하나금융의 자본건전성이 떨어지는 게 큰 부담이다. 행여 재무적 투자자들에게 별도 수익보장 같은 당근을 제시함으로써 시장의 의혹을 사는 일은 없어야 한다. 감독당국도 자본조달의 적정성이나 이중레버리지비율(지주회사의 자기자본 대비 자회사 출자총액)등을 철저히 따져봐야 한다. 특히 감독당국은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대한 결론을 아직까지 내리지 않고 있는데 인수 작업에 엉뚱한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조속한 결정을 해줘야 한다.

지금 외환은행 노조는 재무건전성이나 수익성면에서 자신보다 떨어진 하나금융이 충분한 실사를 하지도 않고 인수하는 데 대해 반발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이들의 불만을 가라앉히고 하나+외환을 국내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은행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단순히 덩치만 키워 다른 은행과의 외형경쟁을 자극한다면 국내 은행 산업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수익성을 대폭 강화해 명실상부한 국내 리딩뱅크로 우뚝 세우겠다는 확고한 비전을 내놓는 게 시급하다. 하나금융은 당분간 외환은행을 합병하지 않고 '1지주사 2은행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서로 다른 조직 문화를 통합하는 작업도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