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급속도로 안정을 되찾았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8원 오른 1142.3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태의 영향으로 폭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 환시 환율은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의 급등세를 반영, 전일종가보다 37.5원 급등한 1175원에 출발했다. 이는 지난 9월 7일 장중 고점인 1178.8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오른 것이다.

환율은 그러나 고점매도를 노린 수출업체의 네고물량에 오름폭을 지속적으로 반납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순매수세가 이어지며 장중 1139.2원까지 밀려나기도 했다.

이날 하루 환율 변동폭은 35.8원으로 지난 5월 25일 53원 이후 가장 크게 오르내렸다.

변지영 우리선물 외환연구원은 "이날 서울 환시는 전일의 충격을 빠르게 털어냈다"며 "네고물량과 롱스탑(손절매도)에 급격하게 밀려나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추가적인 상황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유로달러 환율도 낙폭을 줄이는 등 국제 금융시장도 안정세를 찾았다"며 "여기에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매수 우위를 보인 것도 환율 안정에 한몫했다"고 분석했다.

외환 당국이 발빠르게 대응한 점도 환시를 포함한 금융시장 안정화에 기여했다.

정부는 이날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경제금융상황점검회의'를 열고, "금융·외환시장에서 과도한 심리 불안 등으로 쏠림현상이 발생하는 경우 정부와 한국은행이 긴밀히 협조, 적극적인 시장안정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회의에는 기획재정부, 지식경제부,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한은, 금융감독원, 국제금융센터의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무디스와 S&P 등 국제 신용평가기관은 북한의 공격이 한국의 신용등급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안정적이라고 전망했다.

서울 환시는 북 도발과 관련 빠르게 안정세를 되찾는 모습이지만, 변동폭이 커질 가능성도 남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변 연구원은 "공황 상태에서는 벗어난 듯하지만 심리적 불안감은 남아있다"며 "여기에 대외적인 변수들까지 더해지면서 서울 환시는 1130~1150원을 주거래 수준으로 움직일 듯하다"고 내다봤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96포인트(0.15%) 떨어진 1925.98을 기록했다. 외국인은 180억원가량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5700억원 이상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국제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오후 4시 10분 현재 1.3394달러에, 엔달러 환율은 83.14엔에 거래 중이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