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연평도 포격에도 불구, 어제 금융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코스피지수는 45.02포인트(2.33%) 급락한 채 출발했지만 하락폭을 거의 다 만회하며 2.96포인트 내린 1925.98에 장을 마쳤다. 원 · 달러 환율도 37.5원 급등하며 불안한 모습으로 장을 시작했지만 이내 안정을 되찾아 4.8원 오른 달러당 1142.3원으로 끝났다.

어제 금융시장이 예상 외로 급속히 안정을 되찾은 것은 과거 북의 여러 차례 도발에 대한 학습효과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천안함 폭침사태와 북의 핵실험,미사일 발사 등 '북한 리스크'가 부각됐을 때 시장은 단기적 영향은 받았지만 이내 빠르게 정상화됐고 회복에 걸리는 시간도 점점 단축되는 추세다. 정부가 어제 아침 일찍부터 각종 시장 안정책을 마련하고 "금융 및 외환시장에 쏠림현상이 나타나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며 강력한 의지를 밝힌 것도 한몫을 했다고 본다. 여기에 무디스,S&P 등 국제신용평가 회사들이 "한국의 신용등급에는 영향이 없다"고 밝힌 부분도 시장엔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아직 마음 놓기에는 이르다. 김정은에게로 권력이양을 진행 중인 북측이 언제 어떻게 다시 도발할지 전혀 알 수 없는 까닭이다. 더욱이 6.25 이후 처음으로 우리나라 영토를 공격했다는 점에서 의외로 여진이 오래 갈 수도 있다. '옵션쇼크'에 이어 연평도 포격 당일 코스피200 지수선물이 장 마감 때 3.30포인트나 급락하는 등 국내 시장 변동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특히 해외 금융시장은 물론 원자재시장까지 예민하게 반응한 것은 전에 없던 일로 주목해야 할 것이다. S&P가 구제금융을 신청한 아일랜드의 국가신용 등급을 하향 조정하는 등 아직 불안한 대외요인도 걸리는 대목이다.

그런 점에서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들은 비록 어제 금융시장이 안정적 모습을 보였지만 경계태세를 늦추지 말고 지속적으로 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지나친 쏠림에 대한 대비책도 다양하게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런 상황을 악용해 부당이득을 취하려는 세력들을 철저히 가려내는 일 또한 게을리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