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했던 외국인의 한국 증시 엑소더스(탈출)는 없었다.

24일 외국인은 전날 불거진 북한의 연평도 포격 악재에도 불구, 나흘째 순매수세를 이어갔다. 선물시장에서도 5500계약 이상을 사들이며 대북 리스크에 반응하지 않았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96포인트(0.15%) 내린 1925.98로 거래를 마쳤다. 지정학적 리스크의 부각에 2% 이상의 급락세로 출발한 이날 지수는 한때 1882포인트까지 밀리기도 했다. 그러나 기관과 외국인의 '사자'에 힘입어 장중 43포인트의 낙폭을 만회했다.

전문가들은 과거 대북 리스크 부각시 지수의 조정이 단기에 그쳤다는 학습효과로 기관과 외국인이 순매수에 나선 것 으로 풀이했다.

기관은 하루만에 태도를 바꿔 4503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183억원의 매수 우위였다. 개인만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5768억원을 순매도했다.

지수상승 국면에서 소외됐던 전기전자와 금융주가 기관과 외국인의 '쌍끌이'에 상승했다. 오는 25일 외환은행 인수계약을 체결키로 한 하나금융지주는 7% 넘게 급등, 8거래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파업 장기화 우려로 하락했던 현대차는 노조위원장이 중재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에 나흘만에 3% 가까이 반등, 시가총액 순위 2위에 다시 올라섰다.

북한의 도발로 방산주가 올랐다. 휴니드와 퍼스텍이 각각 4% 상승했다. 라면과 생수 등 생필품의 판매가 증가했다는 소식에 오리온과 농심 등도 상승했다. 반면 남북경협주는 급락했다. 광명전기 선도전기 신원 등이 3~9%대의 낙폭을 보였다.

코스닥지수도 1.21% 하락해 500선으로 후퇴했지만, 장중 낙폭을 15포인트 가까이 만회하며 악재에 선방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505.32로 장을 마쳤다.

25포인트 하락한 491.57로 장을 출발한 이날 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의 저가매수에 힘입어 장 시작 30여분만에 500선까지 빠른 속도로 낙폭을 줄였다. 그러나 투자자별 매매동향이 엇갈리며 코스닥지수는 500선을 회복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팔자로 돌아서며 각각 23억원, 9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개인도 9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북한의 도발로 방위산업주와 남북경협주의 희비가 확연히 엇갈렸다. 전쟁 테마주인 스페코(상한가), 빅텍(10.97%) 등은 동반 급등세를 보였다. 반면 남북경협주인 제룡산업(-6.47%), 이화전기(-5.28%), 에머슨퍼시픽(-5.04%) 등은 급락했다.

한국전자인증은 상장 이후 나흘연속 상한가 행진을 지속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이틀째 상승, 1140원대에 올라섰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8원(0.42%) 오른 1142.3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