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 등 3대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지난 23일 북한의 연평도 도발이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 등 대외 신인도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진단했다. 무디스는 한국의 신용등급을 A1,S&P는 A,피치는 A+로 각각 투자적격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전망은 모두 '안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톰 번 무디스 부사장은 24일 북한의 포격이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번 부사장은 "북한의 포격과 우라늄농축시설 공개는 북한이 지배체제 변화로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는 우리의 기존 우려를 뒷받침하는 사건이지만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현실화될 확률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탄탄한 한 · 미 군사동맹과 중국의 한반도 안정화 의지가 전쟁으로 확대될 수도 있는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아줄 것"이라며 "한국의 강한 신용 펀더멘털이 기존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유지시킬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S&P의 국가신용등급 담당인 존 챔버스 전무는 이날 "우리는 이번 사건이 한국의 국제수지나 여타 신용측정 지표를 훼손시킬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S&P가 한국에 부여한 신용등급에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서 우리가 목격한 군사적 공격 위험이 포함돼 있다"면서 이같이 설명했다.

챔버스 전무의 이 같은 발언은 북한의 군사적 도발이 동북아 안정을 저해하고 금융시장 불안감을 조성하는 악재이긴 하지만 한국의 신용도에 큰 악영향을 미칠 만한 돌발 악재로 보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물론 앞으로 사태 전개 추이를 봐야 하지만 이미 한국의 신용등급엔 남북 충돌 리스크가 기본적으로 반영돼 있다는 것이다.

피치 역시 긍정적인 시각을 바꾸지 않았다. 앤드루 콜크호운 피치 아시아 · 태평양 지역 국가신용등급 책임자는 "현재 진행 상황만으로 한국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적대감을 더 키우는 것이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서로 알고 있다"며 남북한간의 긴장이 더 고조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안보 상황과 별개로 금융시장의 영향을 지켜보겠지만 적어도 지금까지는 영향이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