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외환은행을 인수하기 때문에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을 계획이다. 그동안 우리금융을 인수할 유력 후보 두 곳 중 하나였던 하나금융이 빠짐에 따라 유효 경쟁이 성립하지 않아 우리금융 매각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아무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우리금융이 추진하고 있는 과점주주 컨소시엄은 입찰 당시 주가에 '플러스 알파'를 더한 수준의 인수가격을 제시할 계획이다. 우리금융은 정부 지분을 전량 인수할 수 있는 정도로 투자자 유치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인수 후보 1곳과 수의계약 가능"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경쟁 입찰은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조기 민영화,금융산업 발전 등 우리금융 민영화의 3대 원칙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경쟁 입찰이라고 해도 3대 원칙이 달성되지 않으면 우리금융을 매각할 수 없고 3대 원칙만 달성되면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도 가능하다"고 24일 밝혔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입찰자의 인수 제안 가격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하고 금융산업 발전에 기여한다고 결정한다면 수의계약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우리금융 측은 정부의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원칙에 부응하기 위해 입찰 가격을 주가보다 높게 제시할 계획이다. 거래 고객 기업이나 우리사주조합 등 신뢰관계가 중요한 곳이 투자자로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만큼 경영권 프리미엄(보통 주식 시가의 10% 이상)을 주기는 어렵지만 입찰 당시 주가에 플러스 알파를 더 얹어주겠다는 설명이다.

◆투자자 유치작업 "지분 전량 인수 가능"

우리금융은 6조~7조원을 모집하기 위한투자자 유치 작업도 순조롭게 진행되고있다고밝혔다. 우리금융관계자는 “정부지분 56.97%를 전량 인수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투자유치가 될 것”이라며 “12월중순 이후로 예정된 예비입찰 때 구체적인 투자자 내역을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2일부터 우리사주조합을 통해모집한 투자금액도 사흘 만에 5000억원을 넘어섰다.

◆광주 · 경남은행은 흥행 걱정 없어

우리금융과는 따로 분리매각될 가능성이 높은 광주 · 경남은행은 인수 후보들이 많아 '흥행'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광주은행은 광주전남지역 상공인들과 전북은행 대구은행 중국공상은행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고 경남은행은 경남지역 상공인들과 부산은행 대구은행이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광주 · 경남은행을 분리매각하면 우리금융의 가치가 그만큼 떨어지기 때문에 현 체제 그대로 민영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광주 · 경남은행이 매년 각각 2000억~3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고 있는 알짜회사이기 때문이다. 또 두 회사의 총자산(약 42조원)이 우리금융에서 빠지면 우리금융의 총자산은 300조원 밑으로 떨어져 KB금융지주,하나금융+외환은행,신한금융지주에 이어 4위 은행지주회사로 추락한다는 설명이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