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효과는 컸다. 예전의 북한 리스크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생각했지만 시장은 의외로 잘 버텼다. 그러나 아직 시장은 녹록치 않다. 추가 도발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북한 리스크가 끝난 것도 아니다.

지정학적 리스크 이후 외국인의 시각이 무엇보다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23일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됐지만 규모는 크지 않았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어질 지에 대한 확신이 없다.

시장이 흔들리면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고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외국인의 매수도 주춤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매수기조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지만 단기적으로는 외국인 매수세 둔화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며 "11월 초 FOMC에서 추가 양적완화가 발표된 이후 환율은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CDS(신용부도스와프) 역시 전저점 부근에서 반등한 이후 연평도 포격까지 이어지면서 급등했다고 한 연구원은 덧붙였다. 한국의 CDS는 하락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단기적으로는 외국인 매수세 약화 가능성을 암시하는 요소라는 분석이다.

정유정 미래에세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빠른 정상화가 이뤄질 지 여부를 가늠하려면 외국인의 매매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며 "전날 시장에서는 국내 수급이 충분한 역할을 해줬지만 시장이 회복되려면 외국인이 안정적인 매수세를 보여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 연구원은 "아직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다는 측면에서 당분간 악재의 해결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시장 변동성이 높을 수 있는 만큼 천천히 대응하되 펀더멘털 측면에서는 변화가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제시했다.

북한발(發) 악재는 한 고비 넘겼지만 단기적으로 해결되기 힘든 사안이기 때문에 증시에는 여전히 잠복해 있는 악재다. 유럽 재정위기와 중국 긴축우려도 안고 가야 하는 숙제다.

변동성 높은 장세가 여전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주춤한다면 국내 증시는 상승해도 그 수준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지금은 일단 확인하고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